자신 흉내 낸 배우와 2분간 대화
트럼프 쓰레기 트럭 탑승 비꼬아
2일(현지시간) CBS방송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의 모습을 흉내 낸 채 등장한 배우 마야 루돌프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해리스 부통령의 깜짝 등장에 청중의 환호성이 터졌고 둘은 약 2분간 대화를 나눴다. 대화의 소재는 당연히 경쟁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었다. 둘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주 쓰레기 트럭에 올라탔을 때를 언급하며 당시 그가 문을 한 번에 열지 못한 모습을 비꼬았다.
해리스 부통령이 루돌프에게 “해리스 반갑다. 당신은 상대방이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다. 당신은 문을 열 수 있다”고 말했고, 그러자 마야는 “이를테면 쓰레기 트럭, 맞나?”라고 반문했다.
쓰레기 트럭이 언급된 이유는 대선 막판 두 후보 사이에 ‘쓰레기’ 발언이 때아닌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시작은 트럼프 측이었다. 지난주 트럼프의 뉴욕 유세에서 찬조 연설자로 나선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에르토리코계가 많이 사는 펜실베이니아 앨런타운을 찾아 “이곳 커뮤니티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며 해명했다.
이틀 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내가 아는 유일한 쓰레기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이라며 반격을 시도하다 도리어 역풍을 맞으면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불똥이 튀었다. 당시 해리스 부통령은 “누구에게 투표하느냐에 따라 비판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거리를 뒀다.
그러자 다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쓰레기 수거용 트럭에 올라타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해리스 캠프를 압박했고, 해리스 부통령은 논란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SNL에 출연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 그는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저녁 일정을 마치고 디트로이트로 향할 계획이었지만, 도착지를 뉴욕으로 바꿨다. 당시 에어포스투가 이륙하자 보좌관들이 “부통령이 예정에 없던 목적지에 갈 것”이라고 알렸다고 CBS는 전했다. 이후 해리스 부통령은 저녁 8시 스튜디오에 도착해 리허설을 마쳤고 11시 30분 생방송에 들어갔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SNL로부터 초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캠프 수석 고문인 제이슨 밀러는 초대 여부를 묻는 말에 “모르겠다. 아마 아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트럼프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해리스가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제공할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토요일 밤의 좌파들( Saturday Night Leftists)’에 출연해 그의 엘리트 친구들과 함께 왜곡된 환상을 심어주려 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도 2004년과 2015년 SNL에 출연했다.
CBS는 “정치인들은 오랫동안 SNL에 출연해 왔고 트럼프도 2015년 SNL에 나왔다”며 “그러나 선거일이 이렇게 가까이 온 시점에서 출연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