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가계빚 옥죈다…잘 나가던 은행 대출 성장 꺾일 듯"

입력 2024-10-3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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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연구소, 2025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

코로나19 이후 성장세를 지속해오던 은행업의 대출 성장이 내년에는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 개선 등으로 은행업의 수익성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하나금융연구소는 3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금융산업 전망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소는 올해 대출성장을 견인했던 가계와 대기업 부문은 가계대출 관리 지속, 직접금융시장 수요 증가 등으로 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금리 고점 인식에 따른 수요로 증가했던 정기예금은 금리 하락 본격화로 증가세가 둔화하는 반면 투자 대기자금과 단기자금 수요가 늘면서 저원가성 예금으로의 자금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수영 연구위원은 “순이자마진(NIM) 하락 추세가 지속하고, 대출 성장 둔화에 따라 이자이익이 감소하는 환경에 직면하고 있으나,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 개선, 신용위험 완화에 따른 대손 비용 감소 등으로 은행업의 수익성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본시장업권 성장성 소폭 개선…캐피탈ㆍ저축은행은 '제약'

내년 금융산업은 금리 인하라는 변곡점을 맞으면서 전반적으로 투자수익 확대, 조달비용 감소 등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지만 개선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증권업·자산운용업의 수익성은 채권으로의 자금 유입 등에 따라 개선될 것으로 봤다. 증권업은 금리 하락에 따라 국내외 주식투자, 채권운용, 회사채 발행여건이 개선돼 실적 회복이 기대되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부진이 지속하면서 완연한 회복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산운용업은 실물대체투자 부진이 지속함에도 불구하고 금리 하락 기대로 채권형 및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등 전통적 펀드와 일임 자산 중심의 성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생명보험업은 금리 하락에 따른 부채 증가로 보험사의 자본 부담이 확대되는 가운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발행 등 자본확충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손해보험업은 보험서비스계약 마진(CSM) 확보가 쉬운 장기보험 중심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핀테크 기업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인구 고령화로 생명보험업에서는 시니어 관련 사업이, 손해보험업에서는 치매, 간병, 유병자 등 시니어 대상 상품이 신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드업의 경우 여전채 금리 하락에 따른 조달 비용 부담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소폭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캐피탈·저축은행·부동산신탁업은 부동산 PF 정리 지연에 따른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추정됐다.

신용카드업의 수익성은 여전채 조달비용 부담이 다소 감소하면서 개선이 기대되나 적격비용 재산정에 따른 하방 압력도 존재한다고 봤다. 카드론 등 금융부문에 대한 수익 의존도 심화는 지속되나 총량 규제 도입 시에는 성장성이 추가로 제약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반면 캐피탈업은 차량구매 수요가 당분간 위축되면서 리스·할부 성장세가 하락하고, 부실채권 정리에 따른 수익성 하방 압력이 증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PF의 어려움을 겪는 저축은행업은 내년에도 건전성 관리 강화 기조가 이어지며 선별적, 보수적 영업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신탁업의 경우 PF 부실 정리 시 경·공매 병목현상, 매수자 확보난관, 자금구조 재구성 등에 긴 기간이 소요되고, 지방 분양시장 부진, 비주택 수요 위축이 지속하면서 건전성 개선은 지연될 것으로 예측했다.

주주환원 확대 위해 M&A 등 금융사 자본 효율성 증대해야

연구소는 규제의 경우 가계대출 관리 지속, 부동산 PF 제도 개선 등 부채 측면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관련 세법 개정 등 자본 측면에서는 완화를 점쳤다.

김상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는 자본시장 성장의 촉매제가 될 것" 이라면서 "금리 하락으로 기업은 대출에서 벗어나 회사채 발행 등 자본시장 활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연구소는 금융업의 성장성이 한계에 다다르고, 가계부채 누증, 부동산 PF 해결 지연 등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태에서 비용 절감을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망 분리 완화 정책이 추진되고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한 외부 인공지능(AI) 모델 도입이 가능해지는 한편 AI를 통한 생산성 증대와 금융서비스 혁신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밸류업의 영향은 기존 금융지주회사와 은행에서 증권사 등으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주주환원 방식에서는 기존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뿐만 아니라 수익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상진 연구위원은 “정책당국의 밸류업 드라이브로 금융사는 적극적인 수익성 제고 방안을 요구받을 수 있기에 벤처캐피털(VC)·사모펀드(PE) 투자, 인수·합병 등의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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