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후 4개월만의 탈환
“투자자들 여전히 성장 잠재력 과소평가”
BoA, 주가 34% 추가 상승 전망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 뉴욕증시에서 장중 한때 2%대로 급등했다. 이에 시총이 3조5300억 달러로 불어나면서 애플(3조5200억 달러)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이후 곧바로 상승 폭이 줄어들면서 전일 대비 0.8% 오른 141.54달러에 마감해 2위로 다시 내려갔다. 하지만 6월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시총 1위에 올라섰다는 점에서 시장의 반응은 고무적이다.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185% 넘게 폭등했다. 그렇다고 계속 우상향만 했던 것은 아니다. 7~8월 차세대 AI 칩 블랙웰의 생산 지연 문제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한때 100달러 밑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그러나 AI 열풍이 지속돼 전용 칩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도 탄탄할 것이라는 전망에 다시 힘이 실리면서 주가가 회복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블랙웰의 1년 치 물량이 완판된 것으로 알려지고,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이달 초 자금 조달에서 기업가치를 1570억 달러로 평가받으면서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세도 다시 탄력을 받았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약 18% 올랐다.
시장은 엔비디아가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 시총 4조 달러에 진입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 연금 전문 운용사인 티로위프라이스(T. Rowe Price)의 토니 왕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극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이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계속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AI에 대한 ‘이례적인’ 수요로 엔비디아가 4조 달러의 한계를 가장 먼저 넘을 가능성이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메타와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엔비디아의 전체 매출의 40%를 넘게 차지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앞으로도 AI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미 메타와 알파벳, MS는 3분기에만 관련 지출에 총 400억 달러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비벡 아리아 애널리스트는 최근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기존 165달러에서 19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전날 종가대비 34% 넘게 더 오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는 “엔비디아가 45~50%의 마진으로 잉여현금흐름을 증가시키고 있다”면서 “이는 ‘매그니피센트 7(M7·미국 빅테크 7개사)’ 그룹 평균인 23~25%를 크게 웃도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빅테크의 AI 지출에 대한 엔비디아의 의존도가 큰 점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 투자사 AJ벨의 러스 물드 이사는 “미국이 큰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는다면 기업들이 AI 역량에 계속해서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며 “이는 엔비디아에 상당한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