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스푸너’부터 ‘한맥 거품기’까지…주류 굿즈의 진화 [주(酒)크박스]

입력 2024-10-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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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에는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습니다. 100년 넘은 와인 명가의 고집스러운 전통, 훌륭한 원재료를 키워온 누군가의 땀방울, 완벽한 술 맛을 찾기 위한 주조사의 시행착오까지. 선택 버튼을 누르기 전엔 대체 무슨 음악이 나올지 알 수 없는 주크박스(Jukebox)처럼 무궁무진한 술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테라 스푸너'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제공=하이트진로)
▲'테라 스푸너'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제공=하이트진로)

연말이 다가오면서 주류 업체들의 영업 경쟁이 더욱 후끈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술자리의 즐거움을 더하는 굿즈들도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굿즈는 자사 주류 판매량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기도 하지만 잘 만든 굿즈는 존재 자체로 화제가 되기 때문이다.

주류 굿즈 중 가장 성공한 사례를 꼽으라면 2022년 2월 하이트진로가 선보인 '테라 스푸너(스푼+오프너)'가 있다. 숟가락 모양의 병따개인 이 제품은 술자리에서 한 번쯤은 봤을 '숟가락으로 맥주병 따기'에서 착안해 만들어졌다. 성인 남녀의 평균 손 너비를 고려하고, 테라 병뚜껑과의 조합도 연구한 끝에 약간의 힘만 줘도 '펑' 소리와 함께 시원하게 맥주를 딸 수 있는 도구다. 탄산의 청량함을 장점으로 내세운 테라의 특징을 극대화한 것이기도 하다. 광고에는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가 출연해 그 원리를 설명하면서 더 화제가 됐다. 그 결과 스푸너는 한때 품귀를 빚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같은 해 하이트진로가 선보인 '테라타워'도 술자리 인기 아이템으로 꼽힌다. 테라타워는 단체 술자리에서 소주와 맥주를 섞어주는 기기로 내부 모터가 회전하며 토네이도를 만들어 보는 재미가 있는 제품이다. 술이 시원하게 섞이는 모습이 제법 흥미로워서인지, 테라타워를 사용하는 테이블에 다른 손님들의 시선이 쏠렸던 기억이다.

▲'한맥 스무스 크림 거품기'. (김지영 기자 kjy42)
▲'한맥 스무스 크림 거품기'. (김지영 기자 kjy42)

올해 출시된 주류 굿즈 중 눈에 띄는 제품을 고르라면 오비맥주 '한맥'의 '한맥 스무스 크림 거품기'가 있다. 한맥의 장점으로 부드러운 거품을 극대화하는 기기다.

한맥 거품기를 직접 사용해 본 결과, 매우 간단한 조작으로도 술집에서 즐길 수 있는 크림생맥주의 부드러운 거품 질감을 맛볼 수 있었다. 사용법도 간단하다. 손바닥 크기의 거품기를 맥주캔 위에 장착한 뒤 전원을 누르지 않은 상태로 맥주를 잔에 70%가량 따른다. 이어 상단의 금색 버튼을 누른 후 나머지 맥주를 따르면 부드럽고 쫀쫀한 거품이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그냥 마시는 것보다 거품의 부드러움이 한층 극대화된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거품기 크기가 크지 않은 만큼 휴대가 간편해 야외나 캠핌장에서 사용하기에도 적당해 보였다.

이밖에 소주를 한 잔씩 따라주는 '소주 디스펜서', 소맥 비율이 눈금으로 그려진 '소맥잔' 등도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인기 있는 술자리 아이템으로 꼽힌다. 사소하지만 기발한 주류업체들의 아이디어에 경탄을 표하며 과연 올 연말에는 어떤 굿즈 제품이 술자리에 새롭게 등장할 지 문득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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