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조’ 퇴직연금 갈아타기 D-9…증권사도 분주

입력 2024-10-22 15:43 수정 2024-10-3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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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조’ 퇴직연금 갈아타기 D-9…증권사도 분주
금융권, 31일 실물이전 서비스 시행
미래에셋·한투 등 RA 일임 서비스 박차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이달 말 시작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환승 고객을 잡기위한 채비가 분주해지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삼성·NH투자·KB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오는 31일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를 시행한다.

다만 iM증권, 하나증권 등은 시스템 구축 일정이 밀리면서 각각 내달, 내년 초에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는 가입자가 기존 운용상품을 매도하지 않고 사업자(금융사)만 바꿀 수 있는 제도다. 그간 퇴직연금 계좌를 다른 사업자로 이전하려면 기존 상품을 해지하고 다시 가입해야했는데, 비용과 펀드 환매 후 재매수 과정에서 금융시장 상황 변화로 인한 손실 등을 투자자가 감당했다.

퇴직연금은 400조 원에 달하는 큰 시장이다. 금융권이 갈아타기 서비스를 앞두고 김장하고 있는 이유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2분기 기준 전 금융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394조30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도 퇴직연금 환승 고객을 잡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퇴직연금 적립금 1위인 미래에셋증권은 인공지능(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RA) 서비스로 모객에 나설 예정이다. RA에 투자를 일임하는 서비스는 애초 규제로 불가능했지만, 이제 금융위원회의 규제샌드박스인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기업은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 2위인 현대차증권은 그룹 계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전문성을 키우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펀드평가와 업무협약을 맺고 실물이전 테스크포스(TF)를 설치, 확정기여형(DC) 영업 전담 조직을 신설 등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3, 4위를 다투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RA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장지수펀드(ETF) 적립식 자동 투자 서비스를 퇴직연금 계좌까지 확대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최근 5년 평균 기준 증권사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2.9%으로 금융권 중 가장 높았다. 이후로 생명보험 2.3%, 은행 2.2% 순이다. 연간 수익률로 보면 증권사의 퇴직연금이 7.11%로 은행(4.87%)과 생명보험 (4.37%), 손해보험(4.63%) 등의 수익률을 웃돌았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옮겨갈 금융사에서 기존 금융사에 있던 상품을 취급하지 않으면 이전이 불가하기 때문에 취급 상품이 많은 증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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