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 장악한 전구체, '국가핵심기술' 될까 [모빌리티]

입력 2024-10-29 11:08 수정 2024-10-2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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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하이니켈 전구체 국가핵심기술 신청
양극재 원가 70% 차지하는 전구체…中 의존도 높아
고려아연·에코프로머티·엘앤에프 등 '국산화' 주력

고려아연은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한 지난달 24일 자사의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했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해외 매각 시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모펀드 MBK의 해외 매각을 통한 엑시트(투자 회수) 통로를 차단해 경영권을 지키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전구체는 배터리의 4대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의 기초 재료다. 주로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조합해 만든다. 전구체에 리튬을 더하면 양극재가 된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전압 등을 결정 짓는다. 전구체가 양극재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

현재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배터리 기술은 △전기차용 등 중대형 고에너지밀도 리튬이차전지 설계·공정·제조·평가 기술 △니켈 함량 80% 초과 양극재 설계·제조·공정 기술 △600mAh/g 이상의 초고성능 전극 또는 고체전해질 기반 리튬이차전지 설계·공정·제조 ·평가 기술 등이다.

경영권 분쟁은 차치하더라도, 업계 안팎에선 전구체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산업기술보호법을 보면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관련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한다.

전구체는 배터리 소재의 핵심이지만, 아직 100%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아 중국 의존도가 97% 수준으로 높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수출한 니켈·코발트·망간(NCM) 전구체의 99.1%이 한국으로 향했다. 세계 시장에서도 CNGR, 거린메이(GEM), 브룬프, 화유코발트 등 중국 전구체 기업이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국내 삼원계 전구체 생산능력 추이 (출처=QY리서치)
▲국내 삼원계 전구체 생산능력 추이 (출처=QY리서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 규제에 대응하고, 배터리 산업의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선 전구체 국산화는 필수 과제다.

고려아연은 2022년 LG화학과 합작해 한국전구체를 설립하고, 올해 3월 연간 2만 톤(t) 규모의 생산공장을 완공했다. 광물 제련과 폐배터리 재활용 역량을 바탕으로 생산 효율성을 높였고, 전구체 국산화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에코프로그룹 계열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현재 5만 톤 수준인 전구체 생산능력을 2027년 20만 톤까지 확대한다. 엘앤에프는 LS와 합작사 ‘LLBS’를 설립하고 2029년까지 연산 12만 톤을 달성할 계획이다. QY리서치는 국내 전구체 자급률이 2021년 26%에서 2030년 56%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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