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등에 업은 푸틴, 달러 패권 흔들기 본격화하나

입력 2024-10-21 16:09 수정 2024-10-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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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4일 브릭스 정상회의 열려
푸틴, 국제공동결제시스템 '브릭스 브릿지' 등 언급
1년 안에 서방 제재 회피 결제시스템 구축할 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18일(현지시간) 모스코바에서 브릭스 회원국 언론사 대표들과의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모스코바(러시아)/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18일(현지시간) 모스코바에서 브릭스 회원국 언론사 대표들과의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모스코바(러시아)/로이터연합뉴스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22~24일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수도 카잔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이번 회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미국 달러 패권 흔들기의 전초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브릭스를 구심점 삼아 미국을 필두로 하는 세계 금융 질서에 도전하기 위해 이번 회의를 계기로 브릭스 자체 결제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브릭스와 관련해 몇 가지 이니셔티브를 언급했는데, 여기에는 브릭스 국제공동결제 시스템 구축과 재보험사, 신용평가사 창설 등이 포함돼 있다. 푸틴은 해당 이니셔티브가 달러 패권을 견제하는 동시에 러시아와 친러 국가들을 서방의 제재로 보호할 수 있다는 명분을 내걸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달 “누구나 미국이나 다른 서방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면서 “브릭스 국제 공동 결제 시스템은 달러와 유로화를 무기화한 국가들에 의존하지 않고 경제를 운영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국 주도로 이른바 ‘브릭스 브리지(BRICS -Bridge)’ 시스템이 1년 내 구축될 예정이다. 해당 시스템은 국가 간 결제를 더 빠르고 저렴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으로, 서방 주도의 국제결제은행(BIS)이 중국과 홍콩 태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4개국과 함께 개발 중인 ‘엠브리지( mBridge)’와 유사한 구조일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시작된 엠브리지 프로젝트는 실험 결과 수일간 걸렸던 결제 소요 시간을 몇 초로 단축하는 것은 물론 거래 비용을 ’제로(0)‘에 가깝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IS는 6월 “엠브지가 최소 실행 가능한 단계에 도달했다”며 “사우디아라비아도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엠브리지 프로젝트 정식 참여국은 현재 5개국이며 31개국은 옵서버로 참여하고 있다.

문제는 엠브리지든, 브릭스 브리지든 모두 달러 패권 약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서방국가에서는 엠브리지 참여국이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된 지식재산권 등을 브릭스 브리지 참여국 등에 전달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브릭스 브리지가 법정 화폐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사는 대목이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됐다. 그 결과 현재 사실상 중국 위안화로만 거래하고 있는데, 모든 수입 대금을 지불할 만큼 충분한 위안화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물물교환까지 하는 상황이다.

반면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달러 패권을 바탕으로 국제 결제 시스템을 주도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현재 각국 중앙은행들은 외화보유액의 58%를 달러화로 들고 있다. 특히 원유와 금 같은 상품은 물론 무기 거래도 달러로 진행되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테러 자금 조달과 제재 회피 징후를 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푸틴 대통령이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비(非)서방 국가들이 품어왔던 달러 패권에 대한 불만을 활용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푸틴에게 새로운 (금융) 제도를 만드는 것은 지정학적 전략뿐만 아니라 시급한 현실적 우선순위”라고 지적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현재 전 세계 30개국이 브릭스와의 협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8일 브릭스 회원국 언론사 대표들과의 회동에서 “브릭스의 문은 열려 있고, 누구도 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으로 시작한 브릭스는 현재 10개국의 회원국을 거느리고 있다.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에는 푸틴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포함해 24개국 정상과 정상급 인사가 참석한다. 다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자택에서 넘어져 후두부를 다쳐 러시아 방문을 취소하는 대신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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