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뢰 맞은 광주 20대 교사, 40분 심정지 이겨내고 한 달 만에 퇴원…"두 번째 삶"

입력 2024-09-12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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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김관행(사진 오른쪽)씨가 12일 병원을 찾아 자신을 치료했던 응급의학과 조용수 교수와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제공=전남대병원)
▲교사 김관행(사진 오른쪽)씨가 12일 병원을 찾아 자신을 치료했던 응급의학과 조용수 교수와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제공=전남대병원)

낙뢰를 맞고 심정지 상태에 빠졌던 20대 교사가 한 달 만에 무사 퇴원했다.

12일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낙뢰 사고로 이송됐던 교사 김관행(29) 씨가 지난 2일 치료를 마치고 퇴원했다. 이송된 지 28일 만이다.

광주 서석고 1학년 담임교사이자 국어 과목 교사인 김 씨는 지난달 5일 낮 12시4분경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교정에서 낙뢰를 맞았다.

당시 광주 및 전남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되고 약 3천 번의 낙뢰가 관측되는 등 대기 상태가 불안정했다. 김 씨는 연수를 받고 점심을 먹으러 가던 중 낙뢰를 맞았다.

이후 김 씨는 119구급대원과 시민들의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전남대병원으로 전원됐다. 그 사이 김 씨의 심장은 40분가량 멈춰있었다.

다행히 전남대병원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응급의학과에서 심정지 환자 치료를 위한 ‘에크모(ECMO·인공심폐기계)’를 다룰 수 있었고, 치료를 받은 김 씨의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다.

김 씨의 치료를 맡았던 응급의학과 조용수 교수는 “처음 봤을 때는 심정지가 오랜 시간 진행돼 생존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젊은 환자였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살려내고 싶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지만 길었던 심정지 상태로 김 씨의 생존 가능성은 장담할 수 없었다. 실제로 김 씨는 중환자실 입원 첫날부터 다발성 장기부전과 파종성 혈관 내 응고증상으로 생명의 고비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입원 10일 만에 김 씨는 인공호흡기를 뗄 만큼 상태가 호전됐다.

조용수 교수는 “낙뢰 환자는 쉽게 접할 수 없어 응급의학 분야에서도 치료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며 “김 씨는 심정지 후 증후군도 함께 동반돼 치료가 더욱 쉽지 않았지만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한 에크모 치료가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한편 김 씨는 현재 상태가 호전되어 퇴원한 상태지만, 장기간 입원에 따른 섭식 장애와 근력 감소, 발뒤꿈치 피부 손상 등으로 학교로의 복귀는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두 번째 삶을 선물 받았다”라며 “응급중환자실에서 힘든 치료 과정을 버틸 수 있게 도와주신 분들과 아들의 회복을 믿고 기다려준 부모님, 동생에게 감사하며 하루하루 후회가 남지 않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또한 지난 4일에는 전남대병원 응급실 의료진을 위해 발전후원금 1천만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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