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지 마세요”…난카이 대지진 공포, 마트 털린 일본 [해시태그]

입력 2024-08-1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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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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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그야말로 심상찮습니다.

일상적인 발생해왔던 자연재해를 두고 ‘승진 인사’가 벌어진 여파인데요. 두려움에 떨고 있는 한국인들의 인기 여행지, 일본 이야기입니다.

지금 일본은 정부가 발표한 ‘난카이 해저 협곡(해곡) 임시정보(거대지진주의)’에 불안감이 고조됐는데요. 8일 일본 기상청은 미야자키현 앞바다에 발생한 규모 7.1 지진을 계기로 ‘난카이 대지진 경보’를 발표했습니다. 피난 장소와 경로를 확인하고 가구를 고정하며 물과 비상식량 등을 미리 준비하는 등 대지진 발생에 주의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죠.

난카이 해곡 대지진은 일본 시즈오카현에서부터 규슈 남단에 이르기까지 태평양 연안과 맞닿아 있는 약 800㎞의 해저협곡 지역에서 발생하는 거대 지진을 일컫는데요. 약 100~150년을 주기로 규모 8.0 이상의 대지진이 30년 이내에 70~80% 확률로 일어날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전문가들은 규모 8∼9에 달하는 지진이 일어나면 23만여 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오고 건물 209만 채가 피해를 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죠.

(교도통신/연합뉴스)
(교도통신/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실제로 이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하게 되면 2011년 동일본대지진(규모 9.0)과 맞먹는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일본 정부와 NHK에 따르면 난카이 대지진 피해 예상 규모는 최대 220조3000억 엔(약 2073조 원)에 달하는 규모죠. 사망자가 무려 1만9700명이 넘고, 피난민만 약 47만 명이 발생한 엄청난 재난이었습니다. 일본 국내 지진 관측 역사상 최고 규모를 기록했죠.

인류 역사상 자연재해에 따른 재산 피해액이 가장 큰 참사로 남은 ‘동일본 대지진’은 그저 그 이름만으로도 ‘공포’로 다가오는데요. 일본 국민에게 이번 ‘난카이 대지진’ 경보는 당연히 이를 떠올리게 하는 거죠.

거기다 일본 정부가 2019년 이 거대 지진 주의 시스템을 운용한 이래 관련 난카이 정보를 실제로 발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그렇기에 두려움은 더 커지고 있죠. 동일본 대지진과 유사한 상황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따라오는 건 당연한 순서였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기상청 모두 “특정 기간에 반드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다는 것은 아니고 일주일 이내 규모 8의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0.5%”라며 사태를 진화하고 있는데요. 난카이 정보는 ‘거대 지진 경계’와 ‘거대 지진 주의’로 나뉘는데, 이번에는 위험 수준이 낮을 때 해당하는 ‘거대 지진 주의’라고 말이죠. 또 “지각 뒤틀림 관측 지점 3곳에서 현재까지 특별한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향후 큰 변화가 없다면 15일 오후 5시 주의보를 해제할 방침”이라고 밝히며 공포심을 누르는 모습입니다.

(교도통신/연합뉴스)
(교도통신/연합뉴스)


그러나 한번 솟아오른 두려움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죠. 8일에 이어 9일에도 도쿄 서쪽 수도권 지역인 가나가와현에서 오후 8시 1분께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했고요. 이어 10일 낮 12시 29분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 북북동쪽 476km 해역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해 또다시 일본 전역을 불안에 떨게 했습니다.

심지어 대지진 전조인 지진운이 발생했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수백 장의 사진이 게시됐는데요. 마치 전봇대와 같이 위아래로 곧게 서 있는 구름의 모습이죠. 대지진 직전에 나타나는 구름이라며 ‘지신구모’라는 해시태그로 SNS가 가득합니다. 하지만 지신구모는 지진학에서는 비과학적인 추정에 불과한 현상으로 보는데요. 일본 기상청은 “일시와 장소를 특정한 지진 예지 정보는 모두 헛소문이며, 걱정할 필요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죠.

하지만 그만큼 지진에 대한 공포심을 느낄 수 있는 사례가 되는데요. 현재 일본 마트와 생활용품 판매점에는 재난 대비용품이 가득했던 진열대가 텅 빈 모습이 여럿 포착되고 있습니다. 산케이·요미우리 신문 등에 따르면 8일 지진 당시 가장 강한 흔들림이 감지된 미야자키현의 한 슈퍼에는 지진 발생 후 방재용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됐는데요. 이 방재용품은 다음 날 저녁에 매진됐습니다. 일본 마트에서 생필품이나 생수 등이 동이 난 사진이 여럿 게재되며 일본의 현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일본은 15일을 전후로 ‘오본(오봉) 기간’으로 여름 연휴 기간인데요. 한국의 추석 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을 전후로 국내 여행을 계획했던 일본인들이 잇따라 여행 취소를 선택하고 있는데요.

유명 숙박 시설에는 지진을 걱정하는 전화 문의가 빗발쳤고, 예약 취소도 잇따르고 있죠. 아이치현의 한 료칸 사장은 예약 취소가 10건 정도 있다고 요미우리에 밝히며 “동일본 대지진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한탄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지자체는 해수욕장 운영을 중지하고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하고 있는데요.

(출처=인스타그램 캡처)
(출처=인스타그램 캡처)


일본인들이 이런 상황인데, 한국이라고 다를 바가 없죠. 한 일본인은 X(구 트위터)에 “현재 일본에 있거나 앞으로 일본에 올 예정이신 분,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일본에 머무는 것은 위험하다”며 “거대 지진이 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는 도망갈 방법이 없어서 국내에 있지만, 일본 밖에 있는 분들은 일부러 오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거기다 현재 일본은 태풍 ‘마리아’의 습격도 예고됐는데요.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마리아는 도호쿠 지방을 향해 북서진하며 12일 오후 일본 센다이 북북서쪽 약 190㎞ 부근 육상에 상륙합니다. 중심기압 994hpa(헥토파스칼)에 최대풍속 21m/s의 규모로 말이죠.

마리아는 이날 밤부터 다음 날인 13일까지 서서히 북서쪽으로 이동하며 이와테현, 미야기현, 아오모리현 등을 지나 일본 열도를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기록적인 비도 쏟아질 것으로 보이죠. 이에 기상청은 산사태와 침수, 하천 범람 등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지진 공포와 태풍까지 겹치며 일본 여름 휴가를 계획했던 관광객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일본 여행 관련 최대 온라인 카페에서도 여행 취소글이 대거 올라왔습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일본에 가기가 두렵다”, “지진 경고로 취소했다”, “동행하는 사람들이 두려워한다” 등의 반응이 속출했죠.

(뉴시스)
(뉴시스)


전문가들은 지진의 위험성에 대해 강조하면서도 당장 대규모 지진이 예고된 것은 아니라며 진정시키고 있는데요. 연휴와 태풍과 지진이 겹친 일본에 닥친 ‘거대 지진 주의’. 기우일 수도 한가지 가능성일 수도 있는 ‘난카이 대지진 경보’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 15일 일본 기상청의 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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