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너머] 투자의 ‘원칙’을 세워야 할 때

입력 2024-08-0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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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역대급 증시 폭락(코스피 -8.77%, 코스닥 -11.3%)을 유도한 건 ‘삼의 법칙(Sahm Rule)’이었다. 5년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클로디아 삼 이코노미스트가 경기침체와 실업률의 상관관계를 추적한 끝에 정립한 이론이다.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치가 앞선 12개월 중 기록했던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으면 경기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 7월 실업률을 토대로 삼의 법칙을 적용하면 지표는 0.53%포인트다. 시장이 미국의 경기침체를 우려하기 시작한 근거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가능성은 주의하되 과몰입은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삼성증권은 “삼의 법칙은 미국의 경기 침체를 단 한번의 예외 없이 예고했다는 그 명성 때문에 중요성이 간과될 수는 없지만, 어떠한 맥락을 통해 리세션(경기침체)이 도래했는지에 대해선 설명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평균 실업률이 상승했다는 것은 실업이 가파르게 증가했다는 정보만 보여줄 뿐 현 실업의 절대적 레벨에 대해 따로 다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증시의 법칙을 두고도 해석이 갈리지만, 증시 폭락을 놓고 시장을 대하는 투자 주체들 간의 태도도 다르다.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말라”, “소나기는 피하고 봐야 한다”, “장세 흐름과 싸우지 마라” 등의 증시 격언 속에 기관과 외국인은 5일 코스피시장에서 합계 1조8000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모두가 공포에 질렸을 때 사라”는 격언을 따르듯 외국인과 기관 물량을 받아냈다. 개인은 삼성전자 주가가 10.3% 하락하자 1조3500억 원어치 쓸어담았다.

증시의 법칙과 격언을 적용하는 건 제각각이다. 이른바 ‘바넘효과’다. 바넘효과는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성격 특성을 자신의 성격과 일치한다고 믿으려는 현상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얘기다. 확대된 증시 변동성을 놓고 저점매수를 권하는 이도 있고, 관망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첫 번째 원칙은 돈을 절대 잃지 말라다. 두 번째 원칙은 첫 번째 원칙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각자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라면 떨어지는 칼날을 잡든, 야수의 심장으로 공포에 지갑을 열던 무엇인들 상관이 있을까. 수많은 증시의 법칙과 격언 홍수 속에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의 투자 원칙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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