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진 칼럼] 정치권에 ‘기후행동’ 촉구해야 할 때

입력 2024-08-0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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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X재단 이사장

정상 벗어날수록 고통 커져가는데
지구환경 갈수록 파국으로 치달아
정쟁에 빠진 여야 편협한 인식 깨길

어느 날 갑작스럽게 목에 뭔가 걸린 듯 불편하더니 그날 밤부터 식은땀을 흘리며 기침하기 시작했다. 마치 칼로 긁는 듯한 통증으로 밤새 고생을 했다. 많이 아팠다. 우리는 ‘건강하시라’는 말을 늘 인사로 건넨다. 아프지 말라는 부탁도 빠지지 않는 인사 중 하나다. 아프다는 것은 흔히 신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불편함이나 고통을 경험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바이러스가 침투해 갑자기 몸이 반응하는 상황도 그렇고, 자신의 상식을 벗어난 과도한 인간관계나 업무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도 사람들은 아프게 된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도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생리적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먹지 못하고 제대로 잠을 못 자는 것도 큰 아픔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역설적으로 아프지 않다는 것은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정도가 각자 다르기 때문에 모두 달리 느낀다는 것이다.

어떤 생물종은 동일한 바이러스가 침범을 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상식 범위 내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아프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니까 정상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아픔의 범위는 작아진다는 의미다.

내가 수용할 정상의 범위가 작은 사람들은 그 범위를 조금만 벗어나도 아픔으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그것이 스트레스가 되고 고통이 되고 결국은 몸에 이상으로 오게 된다. 주변을 둘러보면 어떤 이는 죽음조차도 매우 담담하게 받아들이는가 하면, 감내할 수 있는 감기 정도의 아픔도 병원과 약국에 매달려 사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궁극적인 정상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사실 멀리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한 귀퉁이에 존재하는 ‘나’라는 인간의 수조 개의 세포 중에 몇 개가 반응하는 그 고통의 크기를 우주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지금의 고통과 같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면 결코 그 크기가 같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즉 정상의 범위를 확대하면 할수록 아픔의 크기는 작아질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정치인들이 사생결단하며 국민과 나라를 들먹이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저들의 정상은 어디까지일까 궁금해졌다. 저들이 말하는 정의는 어느 범위 안에서 통용되는 정의인지 그 범위가 작으면 작을수록 그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이 더 많아진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 인류는 우리로 인해 병들게 된 지구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지구는 이러한 문제를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 더욱 과격해지는 기후변화는 지구의 정상화 과정일 수 있다. 인류는 숙연한 마음으로 자연의 일원으로서 우리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즉각 행동함으로써 지구를 정상화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구공동체에서 퇴출될 운명에 놓여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편협한 인식을 확장하려는 노력이 보이질 않는다. 지금 우리에게는 지엽적인 정치문제를 논할 때가 아니다. 우리가 자연의 일원으로서 자격을 부여받고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있을지를 논할 때이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는 것이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 수많은 정치인의 결의에 찬 메시지는 다 편협한 헛소리에 불과한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그들의 메시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암세포가 열심히 세력을 넓혀 결국 숙주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함께 생을 마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적어도 지금의 정치지도자라면 파국으로 치닫는 인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편협한 자신들의 인식 수준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정상의 범위를 어디까지 확장하여 우리의 아픔을 상쇄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인류의 미래를 위해 우리 대한민국이 과연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의미 있게 자연의 일원으로서 아프지 않고 사는 방법이요, 우리 후세들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물려줄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제발 편협한 정상을 정상이라 인식하는 어리석은 일은 이제 그만하자. 미래가 없는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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