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에 인재 공급 네덜란드 공과대, 미ㆍ중 반도체 전쟁 표적”

입력 2024-07-16 13:3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에인트호번공과대 총장에 미 압력 감지
네덜란드 주재 미국 대사 작년에 문의
“중국에서 온 학생 왜 이렇게 많죠”

▲네덜란드 벨트호벤에서 ASML 로고가 보인다. 벨트포벤(네덜란드)/로이터연합뉴스
▲네덜란드 벨트호벤에서 ASML 로고가 보인다. 벨트포벤(네덜란드)/로이터연합뉴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에 핵심 인재를 공급하는 현지 에인트호번공과대학교가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주요 표적이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SML은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으로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슈퍼을’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 측에서 에인트호번공과대의 중국 학생에 대해 압력을 넣고 있는 것이 감지됐다.

로버트 얀 스미츠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항상 미국인들로부터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면서 “작년에는 네덜란드 주재 미국 대사가 중국에서 온 학생이 왜 이렇게 많냐고 질문했다”고 말했다.

스미츠 총장의 발언은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 노력을 적극적으로 저지하는 와중에 나와 주목된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네덜란드는 동맹국인 미국과 주요 수출국인 중국 사이에 끼어 있는 형국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올해 미국의 입김으로 중국에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수출을 금지했다. 앞서 2019년에 최신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에 대해 중국 반입을 엄격하게 금지한 데 이어 그 이전 버전인 DUV에 대해서도 차단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해당 법이 발효되기 전에 중국으로 수출이 예정된 기기에 대해서도 배송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ASML은 인트호번공과대의 학생들을 미래 임직원이라고 여기고 많은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5월에는 8700만 달러(약 1205억 원)를 박사 과정 학생들의 교육과 반도체 연구에 필수적인 교내 클린룸 건물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기부하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또한 이 대학은 연구를 위한 ASML의 노광기계를 보관하는 실험실 건물도 보유했다.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진보를 거듭할수록 중국의 기술 탈취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ASML은 작년 2월 중국에서 근무하는 전직 직원이 기밀 정보를 훔쳤다고 고발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작년 출시된 화웨이의 폰에 탑재된 중국산 칩은 ASML의 노광장비 기술이 적용돼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 종합정보보안국(AIVD)은 작년 연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네덜란드 경제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의 반도체 기술 진보가 이뤄짐에 따라 ASML에 대한 미국의 경계령은 가중되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ASML이 중국에 대한 수출 제한을 시행하기 전에 판매한 제품에 대한 수리도 중단해야 한한다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에 당시 총리였던 마르크 뤼터는 ASML 장비 중국 수출 금지에 따른 영향을 평가할 시간을 더 달라며 이런 추가 조치에 저항한 것으로 4월 전해졌다.

신임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는 아직 입장이 불분명하다. 스호프 총리는 중국에 대해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을 시사했다. 스호프 총리는 이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네덜란드 국가 안보에 대한 대화를 할 시에는 매우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유학생에 대한 네덜란드 정부 내부의 엇갈린 신호도 감지된다. 아직 표결에 부쳐지지는 않았지만 네덜란드 정부는 작년에 반도체, 국방 등 분야에서의 민감한 기술 관련 대학 프로그램에 중국 유학생들의 입학을 금지하는 법안 초안을 만들었다.

반면 네덜란드 신임 교육부 장관인 에포 브라운스는 이달 초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순진할 여유가 더는 없다”면서 “동시에 미묘한 차이가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똑똑한 중국 학생들이 많이 있다”고 언급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프로야구 치열한 5위 싸움…‘가을야구’ 막차 탈 구단은? [해시태그]
  • 올해 상반기 차주 대신 갚은 대출만 ‘9조’ [빚더미 금융공기업上]
  • "'에이리언' 배우, 4년 전 사망했는데"…죽은 이들이 되살아났다 [이슈크래커]
  • 비혼이 대세라서?…결혼 망설이는 이유 물어보니 [데이터클립]
  • "경기도 이사한 청년에 25만원 드려요"…'청년 이사비·중개보수비 지원’[십분청년백서]
  • 단독 박봉에 업무 과중까지…사표내고 나간 공무원 사상 최다
  •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추가 가산…경증환자 본인부담 인상 [종합]
  • 광주 치과병원 폭발사고…부탄가스 든 상자 폭발에 방화 의심
  • 오늘의 상승종목

  • 08.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2,130,000
    • -0.44%
    • 이더리움
    • 3,550,000
    • -0.22%
    • 비트코인 캐시
    • 471,100
    • +0.28%
    • 리플
    • 810
    • -0.49%
    • 솔라나
    • 194,000
    • +0.36%
    • 에이다
    • 507
    • +1.81%
    • 이오스
    • 715
    • +1.56%
    • 트론
    • 212
    • +0.95%
    • 스텔라루멘
    • 135
    • +0.75%
    • 비트코인에스브이
    • 59,900
    • +0.17%
    • 체인링크
    • 15,410
    • +1.78%
    • 샌드박스
    • 375
    • +0.8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