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뚫고 어머니 구한 아들…몸 내던져 인명피해 막았다

입력 2024-07-1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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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새벽 강한 비가 쏟아져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마을이 물에 잠긴 가운데, 몸을 피한 한 주민이 이날 오전 초토화된 마을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새벽 강한 비가 쏟아져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마을이 물에 잠긴 가운데, 몸을 피한 한 주민이 이날 오전 초토화된 마을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새벽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 마을이 침수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몸을 내던져 어머니와 옆집 이웃을 구한 아들 김중훈 씨의 소식이 알려졌다.

대전에 사는 김 씨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어머니를 구했던 상황을 전했다. 김 씨는 "새벽에 비가 엄청 내렸는데 갑자기 형수한테 전화가 왔다. 어머니가 사시는 마을이 잠기고 있는데 어머니가 보이지도 않고 연락이 안 된다고 해 바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마을에 도착한 김 씨는 "도착하니 좌측 둑방이 터져 물이 쏟아지고 있었고 태평양에서 밀려오듯 파도도 쳤다. 도착하고 조금 있으니까 어머니 집 쪽에서 살려달라는 어머니의 소리가 들렸다"며 "소리를 들은 당시 집까지 거리가 100m가 넘었는데 처음엔 기름통에 기름을 붓고 그걸 잡고 가다 안 되겠다 싶어서 수영해서 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수영을 해서 도착했는데 옆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옆집 아주머니가 머리만 내놓고 기둥을 잡고 있어 지붕 위로 올려놓고 다시 어머니한테 갔다"며 "그런데 어머니 소리가 순간 없어졌다. 다급하게 집에 진입하니 어머니가 지쳐서 소리도 지르지 못한 채 처마 끝 기둥을 잡고 목만 내놓고 버티고 계셨다"고 했다. 김 씨는 얘기하던 도중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집에 진입한 후 김 씨는 "지붕을 타고 넘어가서 물로 들어갔다. 지형을 아니까 담을 밟고 발을 지탱할 수 있었다"며 "어머니를 당기려니까 나도 기운이 빠져서 못 올리겠더라. 그런데 마침 소파 하나가 떠내려와 소파에 어머니를 올려놓고 지붕 위로 둘이 올라갔다. 그리고 조금 버티니 119 보트가 와 모두 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단 10분만 늦었어도 위험한 상황이었다. 김 씨는 "어머니 다 모시고 나니까 10분 사이에 지붕 처마가 완전히 잠겨버렸다. 10분만 늦었더라도 어머니와 옆집 아주머니는 모두 돌아가셨을 것"이라고 급박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김 씨의 활약 덕분에 정뱅이 마을은 인명피해 없이 침수피해를 넘어갈 수 있었다. 정뱅이 마을 주민들은 흑석동 기성종합복지관으로 대피해 있다. 서구는 종합복지관에 이재민 대피소를 마련한 뒤 구호 물품 제공 등 편의를 제공할 방침이다. 대한적십자사도 복지관에 파견돼 구호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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