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밑빠진 독" 우즈베크거래소 출자 결의, 해외합작 3사 누적손상차손 261억원

입력 2024-07-04 10:27 수정 2024-07-0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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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서울시옥 전경. 사진=한국거래소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서울시옥 전경. 사진=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가 출자한 해외 합작 증권거래소 부진이 10년 넘게 장기화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라오스에 세운 거래소의 누적차상손만 260억 원을 웃돈다. 거래소는 사업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이들 사업을 바라보며 재무적 관점에선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더딘 수익성 회복에 고민이 깊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사회는 지난달 28일 부산 본사에서 제6차 이사회 회의를 열고 우즈베크증권거래소(RSE)에 대한 출자 결의 안건을 가결했다. 현물출자 약 6억 원 규모다. 2014년 지분 취득 이후 첫 출자다

거래소의 우즈베크거래소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8.75%다. 당초 우즈베크거래소 지분율은 우즈베크자본시장청(CMDA) 75%, 거래소 25%였다. 지난해 우즈베크 정부가 거래소에 출자를 요청하면서 우즈베크 측이 먼저 출자를 단행했고, 지분율에 따라 거래소의 지분이 25%에서 18.75%로 줄어들게 됐다. 이번 출자가 완료되면 거래소의 지분율도 다시 예전 수준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앞서 거래소는 2020년에도 우즈베크 측으로부터 우즈베크거래소의 최대주주가 돼 달라는 지분 추가 인수를 제안받은 바 있다. 거래소는 당시 지분 추가인수 타당성 검토 컨설팅 용역, 현장실사 등을 통해 현지 성장가능성과 내부 경제구조 등을 고려해 잠정 보류 결정을 내렸지만, 이번에는 출자를 결정했다. 우즈베크의 정부가 최근 적극적으로 자본시장 발전 계획을 세우고 있고, 미상장 공기업이 많다는 점 등이 판단 요인이 됐다.

다만, 해마다 커지고 있는 손실 규모는 재무적 부담이다. 거래소의 우즈베크거래소 취득원가는 65억 원이다. 작년 말 기준 장부가액은 13억 원 수준으로 5분의 1까지 쪼그라들었다. 거래소는 연결감사보고서에서 “우즈베키스탄 환율의 급격한 평가절하 등으로 누적 손상차손 53억 원을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와 캄보디아 상황은 더 어렵다. 거래소는 한국형 증시 인프라 수출의 일환으로 2011년 라오스증권거래소(LSX, 한국거래소 지분율 49%) 설립을 시작으로 캄보디아(2012년·지분율 45%), 우즈베키스탄(2014년)에도 출자해 해외합작 거래소를 설립했다. 라오스거래소는 장기적인 손실로 회수가능가액이 취득원가에 미달할 것으로 판단해 지난해 8억 원, 전년도 11억 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누적손상차손 173억 원에 달한다. 취득원가 187억 원에서 장부금액은 140억 원으로 줄었다.

캄보디아증권거래소(CSX) 역시 같은 이유로 누적손상차손이 65억 원 규모다. 취득원가 120억 원에서 장부금액 55억 원으로 반 토막 났다. 앞서 거래소는 라오스거래소에 2023년과 2022년 각각 6억 원·7억 원을, 캄보디아거래소에는 6억 원·5억 원을 출자했다. 이들 해외 3개 거래소 누적손상차손은 지난해 기준 약 261억 원이다.

거래소의 고민도 깊다. 길게 보고 투자를 했지만, 생각보다 성과가 더딘 탓이다. 수익성을 기다리며 출자를 이어나가기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이제 와서 발을 빼기에는 손실이 적지 않다. 현지 정부와의 협력사업이라는 점도 국가 간의 관계를 고려할 때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해외 사업을 바라보면서도 재무적인 관점에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정무적인 측면과 재무적인 측면의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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