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정원·옥상정원, 일상속으로..."꽃길 출퇴근 행복해" [도시정원의 경제학②]

입력 2024-07-03 06:00 수정 2024-07-03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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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곳곳 바오팝나무·초화류 등 식재
서울역 옥상정원 ‘2023 서울시 조경상’ 대상
문래동 공공부지 내 꾸려진 정원 ‘인기만점’

▲서울 광화문광장 내 가로정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의 모습. (김채빈 기자 chaebi@)
▲서울 광화문광장 내 가로정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의 모습. (김채빈 기자 chaebi@)

출·퇴근길마다 꽃과 잔디를 보니까 행복감을 느끼는 일이 잦아졌죠.

서울 광화문광장 내에서 최근 본지와 만난 이슬비(37) 씨는 “광화문 일대에서 10년간 직장인 생활을 했는데 꽃과 잔디를 이렇게 많이 본 적은 처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요새 광화문광장을 걸으면 새소리와 분수 물소리까지 들려 눈과 귀가 정말 즐겁다”며 웃음을 지었다.

서울 도심 곳곳이 정원으로 변신하면서 꽃과 잔디가 시민들의 일상에도 고스란히 스며들고 있다. 삭막했던 대로변에는 꽃과 나무로 둘러싸여 쉴 수 있는 ‘가로정원’이 조성되고, 초록색 페인트 일색이었던 건물 내 옥상은 나무 밑 그늘에서 쉬어갈 수 있는 ‘옥상정원’이 만들어졌다. 서울 내 자치구 곳곳에서도 유휴부지를 활용한 ‘공공정원’을 통해 시민들에게 행복감을 선사하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광화문에서 노들섬까지 약 10㎞ 구간을 쾌적한 나무 밑 그늘을 걸으며, 꽃과 나무에 둘러싸인 휴게공간으로 만드는 ‘국가상징가로 조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시는 재작년 재구조화된 광화문광장에 교목·관목·초화류 등 다양한 나무와 식물을 심으며 꾸준히 가로정원을 구축해왔다. 현재 광장 내에는 느티나무, 팽나무 등 33종의 교목과 조팝나무, 덜꿩나무 등 관목 43종, 초화류 71종 등이 식재됐다.

실제로 광화문광장 내에는 광화문 앞에서부터 이순신 장군 동상까지 꽃과 나무가 가득한 가로정원을 즐기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시민들은 더운 날씨임에도 나무가 만든 그늘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분수 속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지켜보거나, 책을 읽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정원을 즐기고 있었다.

김희순(가명·64) 씨는 “땡볕에 있다가 나무 그늘 아래 의자에 앉아있으니 시원하다”라며 “여러 다양한 꽃들을 보면서 사진도 많이 찍었다”고 전했다. 캐나다에서 온 안나(26)는 “경복궁에 놀러왔다가 산책 겸 걸어왔는데 도심 속에 정원이 있으니 아름답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 내 옥상정원 10곳 조성…자치구 곳곳 정원도 ‘인기 만점’

▲2023 서울시 조경상 대상을 받은 '서울역 옥상정원'의 모습.  (김채빈 기자 chaebi@)
▲2023 서울시 조경상 대상을 받은 '서울역 옥상정원'의 모습. (김채빈 기자 chaebi@)

서울 곳곳의 건물 옥상에 꽃과 나무를 식재해 매력적인 여가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옥상정원’도 톡톡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과거 주차장으로 사용된 서울역 옥상에 조성된 ‘서울역 옥상정원’도 그중 하나다.

서울로 7017 보행로로 연결되는 서울역 옥상정원에는 걸터앉을 수 있는 앉음벽과 벤치가 여럿 배치됐다. 건물 옥상 내로 들어서면 푸른 잔디로 덮인 광장부터 시작해 장미터널이 조성돼있다. 특히 서울역 옥상정원은 주변 높은 건물들과 어우러지며 야경 명소로도 꼽힌다. 서울역 옥상정원은 도시 경관을 개선해 정원과 녹지의 수준을 향상시킨 공간을 선정하는 ‘2023 서울시 조경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시민들은 서울역 옥상정원을 일하다 휴식을 취하거나 여행을 다녀온 뒤 커피를 한잔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유주빈(가명·32) 씨는 “서울역 내부 식당가에서 일하는데 보통 하루 종일 정신이 없다”라며 “옥상정원은 잠시 생각도 하면서 쉴 수 있는 저만의 아지트”라고 말했다.

시는 기존 ‘옥상정원 조성사업’을 통해 현재까지 총 785곳의 도심 옥상정원을 조성했으며, 올해도 총 10곳의 옥상정원을 추가로 조성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심 곳곳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건물 옥상에 ‘옥상정원’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여가생활 공간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영등포구 내 문래동 꽃밭정원의 모습. (자료제공=영등포구)
▲서울 영등포구 내 문래동 꽃밭정원의 모습. (자료제공=영등포구)

서울 자치구 곳곳에서 유휴부지를 활용한 정원도 문을 열며 인근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영등포구는 5월 8일 영등포 문래 예술의전당이 들어서는 옆 부지를 활용해 ‘문래동 꽃밭정원’을 개장했다.

문래동 꽃밭정원 부지는 2001년도 재일동포 사업가 고(故) 서갑호 회장이 세운 방림방적이 영등포의 발전을 위해 기부채납한 땅이다.

문래동 꽃밭정원 내에는 아이들의 놀이 공간부터 시작해 맨발 황톳길, 산책로까지 다양한 연령층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된 모습이었다. 꽃밭정원은 ‘초자연정원’, ‘문래동 아이뜰’, ‘문래 크래프트가든’ 등 각기 다른 주제의 정원이 만들어졌다.

문래동 꽃밭정원을 자주 방문한다는 김현지(34) 씨는 “평소에 가림막으로 처져 보기 안 좋았던 곳이 정원으로 변한 뒤로 매일 오고 싶게 바뀌었다”라며 “동네 주민들 여기 오면 다 만난다”고 말했다. 이유준(5) 군도 “놀이터에서 친구들이랑 놀려고 빨리 뛰어왔다”며 “꽃보면서 모래놀이하면 재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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