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상황 고려하면 나쁘지 않아”
TSMC "당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가 대만 중부 타이중에 건설 예정인 최첨단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장의 부지 개발이 연기됐다.
30일 중국시보는 중부과학단지 관리국 발표를 인용해 “TSMC 2나노 공장 건설에 필요한 부지를 6월에 인도할 계획이었지만, 개발 용지 계획 시행이 3월 6일에 발표돼 일정보다 반년 늦어진 12월로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쉬정쭝 관리국 부국장은 “중부과학단지 타이중 단지 확장건설 2기 개발부지에 2나노 이하 최첨단 공정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을 설립하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며 “기타 계획은 지난해 최종 통과한 환경영향평가 내용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지 개발 연기가 공장 건설 일정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회사 측은 “당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시보는 “현재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미·중 기술 갈등, 고금리 등 경제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건설 연기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만 정보정책협의회 산하 산업정보연구소(MIC)의 천쯔앙 선임 산업 고문은 “TSMC가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TSMC가 최근 실적설명회에서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대비 20%에서 10%로 하향 조정한 것과 관계있다”고 설명했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 단위로,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앞선 양산 기술은 3나노다. 2나노 부문에서는 TSMC가 대체로 우세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한편, TSMC는 최근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기술 콘퍼런스에서 2026년 하반기부터 1.6나노 공정을 통한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TSMC의 이번 발표는 2025년 2나노와 2027년 1.4나노의 중간으로 1.6나노 공정을 2026년 개시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