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바람 '솔솔'…산업계 지형 바뀌나?

입력 2009-06-11 15:26 수정 2009-06-1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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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금융기관이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인 개별대기업 중 신용위험 기본평가에서 '불합격' 진단을 받은 430여개 대기업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 작업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 현대종합상사, 대우조선해양 등 기존 구조조정 기업과 올해 하반기 시장에 나올 기업들에 대한 M&A가 마무리되면 전체 산업계의 지형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11일 산업계와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채권금융기관들은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인 434개 대기업에 대해 신용위험평가를 마무리했다.

채권금융기관들은 조만간 워크아웃 대상 기업 세부안을 최종 확정하고 대상기업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이번 신용위험평가에서 구조조정 대상 기업으로 선정된 곳은 20~35곳. 이들 기업들이 올 하반기 M&A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 금호·동부·동양·애경·대한전선·하이닉스 등 9개 그룹도 일부 계열사나 자산 매각에 나설 예정이어서 M&A 시장을 뜨겁게 하고 있다.

동부그룹은 동부메탈 매각을 위해 산업은행과 가격협상을 진행 중에 있으며 이달 중에 매각을 완료키로 했다. 다만 산업은행과 동부그룹 간 동부메탈 매각 가격에 대한 이견이 커 협상 과정에서 다소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대주그룹 계열사인 대한조선도 이르면 다음달 초까지 출자 전환 등의 워크아웃 프로그램을 완료한 뒤 본격적으로 M&A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대한전선그룹은 비핵심 계열사인 트라이브랜즈와 한국렌탈에 대해 구체적인 매각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전선의 경우 재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트라이브랜즈와 한국렌탈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다른 계열사 매각은 시장상황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보유한 대우건설이 M&A 시장에 나올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일단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은 새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를 확신하고 있어, 산업은행과 맺은 기한인 7월 말까지 진행상항을 봐야 한다.

M&A 관계자는 "계열사나 주력 사업체들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지는 꽤 됐다"며 "다만 지금까지는 상황이 급박하지 않고 가격차가 커 쉽게 M&A가 성사되지 못했지만 재무구조개선 압박으로 인해 이러한 격차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 하반기 M&A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M&A 작업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전체 산업계의 지형 자체가 달라질 수 있어 향후 M&A 추이를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규모가큰 기존 구조조정 기업들의 매각 움직임도 속도를 내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단독 응찰했다가 탈락한 현대종합상사의 경우 조만간 다시 M&A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연내에 재입찰 또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재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유동성 위기를 벗어난 하이닉스도 M&A 시장에 나온다. 하이닉스반도체 주식관리협의회는 조만간 LG와 SK, 현대중공업 등 잠재적 투자자들에 투자제안서를 발송해 본격적인 매각 작업을 진행키로 했다.

매각작업이 원만히 진행되면 9월 중 본입찰을 거쳐 12월 말까지 매각이 완료될 전망이다.

또 시장 안팎에서는 올 하반기 중 대우조선해양과 대우인터내셔널, 현대건설 등의 매각작업도 진행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향후 매물로 나온 기업들의 M&A 추진 경과를 봐야 하지만 대형 매물들이 시장에 나와 있는 만큼 산업계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경기 회복세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모기업이나 오너의 의지에 따라 구조조정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모기업이나 오너의 의지에 따라 재무구조 개선이 쉽게 될 수 있는 대기업들도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기공의 경우 신용위험평가 결과 C등급을 받았지만 그룹 차원의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워크아웃을 졸업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용위험평가결과 C·D등급에 포함됐더라도 모기업이나 오너 입장에서는 쉽게 포기를 할 수 없다"면서 "경기 회복세에 편승할 경우 정부 의지와 달리 기업 구조조정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인 434개 대기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 결과, 채권단의 대기업 눈치보기로 인해 예상보다 적은 숫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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