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배우 故오현경 영결식…이순재 “다 같이 한 번 만나세”

입력 2024-03-0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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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별세한 연극배우 오현경의 연극인장 영결식이 열리고 있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배우 이순재가 헌화 후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별세한 연극배우 오현경의 연극인장 영결식이 열리고 있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배우 이순재가 헌화 후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오현경 배우가 5일 영면에 들었다.

이날 오전 8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 장례식장에서 발인이 이뤄졌다. 오전 9시에는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야외극장에서 동료 배우와 유족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고인을 기리는 영결식과 노제가 진행됐다. 동료 연극인들은 고인의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회고하며 그를 추모했다.

추모사를 낭독한 손정우 대한연극협회 회장은 “선생님은 암투병 중에서도 연기의 품위를 잃지 않으려 스스로를 채찍질하셨다. 대사 한 줄이라도 틀리면 밤잠을 설칠 정도로 완벽을 추구하시며 연극인의 자세를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고인과 실험극장 창립동인으로 활동했던 배우 이순재는 “실험극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우리는 국어사전을 펴놓고 화술을 공부할 정도로 화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TBC 시작할 당시 함께했던 남자배우들과 저와 고인을 포함해 6명 있다. 그중 이낙훈, 김동훈, 김성옥, 김순철 다 자네 기다리고 있다. 나도 곧 갈 테니 우리 가서 다같이 한번 만나세”라고 작별을 고했다.

배우로 활동하는 고인의 딸 오지혜는 “지난해 머리 수술을 받으시고 인지능력을 테스트하는데 직업이 뭐냐고 물으니 아주 힘있게 배우라고 말씀하신 기억이 난다. 아버지는 연기를 종교처럼 품고 길을 걸어오신 분”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1955년 고등학생 시절 연극 ‘사육신’으로 데뷔했다. 극단 실험극장 창립동인으로 활동하며 ‘휘가로의 결혼’‘동천홍’‘허생전’ 등 많은 대표작을 남겼다. KBS 드라마 ‘TV손자병법’에서는 만년 과장 이장수를 연기해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2차례의 암 수술을 이겨내고 2008년 연극 무대로 데뷔해 ‘주인공’‘봄날’ 등에 출연해 연극 무대를 향한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연기상(1985), KBS 연기대상(1992)등을 받았고 2013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추대됐다.

고인은 생전 무대를 올렸던 대학로 아코르예술극장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본 뒤 식장을 떠났다. 유족들이 고인의 영정을 들고 수많은 연극인들이 뒤따르며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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