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특성을 고려해 ‘한국 제품의 현지화’를 해낸 것이 ‘CU 수출’의 성공 포인트였습니다.”
18일 BGF리테일의 편의점 CU 측에 해외 진출 성공을 위해 무엇을 가장 주요한 성공 요인으로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에 김태한 BGF리테일 해외사업운영팀장은 해외 진출 국가가 지닌 저마다의 특성을 파악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운을 뗐다. 김 팀장은 2018년부터 BGF리테일의 해외사업 업무 부문에서 리더로 활약하고 있다.
CU는 지난달 기준 몽골에 382점, 말레이시아에 139점까지 총 521점의 점포를 해외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는 요즘 한국 편의점 최초로 카자흐스탄에 발 딛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CU는 편의점 업계의 개척자(Pioneer)다. 2018년에는 몽골, 2021년에는 말레이시아, 올해 상반기에는 카자흐스탄까지, 한국 편의점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 ‘첫 깃발’을 꽂는 역할을 해왔다. CU를 필두로 한국의 ‘편의점’이 당당히 수출 품목으로 여겨지는 것도 이제는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김 팀장은 한류 열풍으로 인한 한국 브랜드 가치 상승과 한국 편의점의 선진 유통 시스템이 외국에서도 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나라의 고유한 문화가 해외 현지에 스며드는 과정을 ‘문화의 유행→인프라→식문화(먹거리)→현지화’ 순으로 설명했다. K컬처가 세계적으로 유행처럼 번진 뒤 K컬처를 접하기 위해 유통 인프라를 찾는 현지 기업들이 많아진 것이 실사례다. 편의점의 해외 현지 확장력은 즉석식품 코너 덕분에 가속도가 붙었다. 가성비·가심비를 만족시키는 K푸드를 만나기에 편의점만큼 적격인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 편의점의 위상은 말레이시아 CU의 전체 매출 중 50~60%를 한국 상품들이 차지하는 것에서 실감할 수 있다.
김 팀장은 “처음에는 우리가 마스터 프랜차이즈(MFC) 계약 체결을 비롯해 많은 조사를 하고 발품을 팔았어야 했지만, 이제는 ‘여기도 CU를 해보고 싶다’라는 현지 파트너사가 많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특히 MFC를 맺은 파트너사의 역량을 어떻게 끌어내 줄 것인지가 사업 확장의 포인트라고 짚었다. MFC는 본사가 현지 기업에 브랜드 사용 권한 및 매장 개설과 사업 운영권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BGF리테일은 타사 대비 제품 퀄리티의 우수함과 시스템의 효율화를 해외 시장 공략의 무기로 내세웠다. BGF리테일은 첫 해외 파트너사인 몽골의 센트럴 익스프레스와 간편식 전문 제조공장을 지었다. 현시점에서 해외에 식품 제조 공장을 두고 현지 음식과 한국 즉석식품을 만드는 편의점은 BGF리테일이 유일하다.
또한 센트럴 익스프레스 물류센터에 소분 분류 피킹 시스템을 도입, 기존 대비 20~30% 분류 속도를 높여 효율성도 더했다. 여기에 레스토랑 수준의 시설을 갖춘 편의점들이 사회 인프라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BGF리테일이 수출한 것은 물건뿐만 아니라 ‘편의점 시스템’을 해외에 수출한 것이다. 김 팀장은 “MFC 계약 방식을 잘 이해하고 우리 노하우를 적극 수용하는 파트너사를 만나는 게 해외 진출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CU의 효율적인 점포 운영 시스템이 덕분에 해외 현지 점주와 고객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팀장은 “그저 해외 점포 수만 늘리는 편의점이 되고 싶지 않다”며 “현지 파트너사들이 현지 특화 신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 편의점이 ‘한류의 센터’가 될 수 있도록 경영주들과 상생하는 한국 대표 유통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