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잦은 해외출장·유니폼 교환 논란…클린스만, ‘우승’으로 모두 만회할까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나서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선수들이 2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연합뉴스)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이 따가운 시선을 극복하고 아시안컵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클린스만 감독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 매체는 9일 ‘손흥민 보유한 한국…클린스만이 적합한 감독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클린스만 감독을 둘러싼 논란을 자세히 소개했다.

ESPN은 “클린스만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한 시즌도 안 돼서 경질됐다. 필립 람은 이후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적으로 무능했다고 평가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표팀에서 겪은 실패를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2018 러시아 월드컵 북중미 최종예선에서 코스타리카에서 0대4로 패하면서 미국에 32년 만의 월드컵 본선행 실패를 안기고 떠났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2019년 말부터 2020년까지 독일프로축구 헤르타 베를린을 이끈 76일간은 처참한 시간이었다”라며 “(독일 방송) 도이체 벨레는 ‘독일 대표팀의 성공 이면에서는 (클린스만이 아닌) 요아힘 뢰프가 진짜 힘을 발휘했다’라고 평가했다”라고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2006년 독일 대표팀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3위로 올려놓았다. 당시 클린스만 감독을 코치로 보좌한 게 뢰프 전 독일 대표팀 감독이었다.

ESPN은 “한국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전략은 비판의 대상이 됐다. 미국 축구 팬들은 이런 광경이 익숙하다”라며 “한국으로 거주지를 옮기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아 비난받았다”라고 해설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후 재택근무로 ‘자율 방임 축구’냐는 지적받았으며 부임 6개월간 무승, 평가전 이후 사적인 유니폼 교환, 잦은 해외 출장 등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경기서 무실점으로 7연승을 거두며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아시아 맹주를 자처한 한국 축구지만 1960년 제2회 대회 이후 아시안컵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서 일본이 사실상 최강 전력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ESPN은 한국 국가대표팀에 찾아올 첫 번째 고비가 8강전이라고 내다봤다.

클린스만호는 현 전력대로라면 중동의 맹주 이란을 8강에서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ESPN은 “2019년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은 (아시안컵 8강 탈락 후) 태극 전사들을 이끌고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무대로 반등을 이뤄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도 이런 기회가 주어질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비롯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언급한 이 매체는 “클린스만 감독은 강력한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의문을 걷어내려면 (우승) 가뭄을 걷어내면 된다. 한국 축구가 가진 재능이라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과제”라면서도 “한국 축구의 역사를 보면 말처럼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