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행 이슈로 IPO 흥행 부진…상장 첫날 상승 후 하락 전환
"향후 증시 매크로 변수가 IPO 시장에 더 큰 영향"
글로벌 종합강관 제조 전문기업 넥스틸이 신규 상장 첫날 6.61% 하락 마감했다. 올해 첫 코스피 신규상장 기업이었던 만큼 이목을 끌었으나 공모 흥행 실패 등의 악재를 이겨내진 못했다는 평가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넥스틸은 이날 공모가 대비 6.61%(760원) 내린 1만7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10%대 상승세를 보이며 최고가 1만3800원을 기록하기도 한 넥스틸은 오전 중 내림세로 전환해 장중 최저 1만620원을 기록하는 등 공모가를 밑도는 가격을 보이다 거래를 마쳤다.
넥스틸은 올해 첫 코스피 상장 기업으로 주목을 끌었으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의 흥행은 부진했다. 이달 2~3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는 경쟁률 235.56대 1을 기록해 최종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하단인 1만1500원으로 확정했다. 이후 이뤄진 일반 청약에서도 최종 경쟁률 4.63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한 IPO 기업 중 최저 경쟁률이다.
넥스틸 흥행 부진에는 적지 않은 구주매출에 따른 오버행 우려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넥스틸의 구주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공모 물량 700만 주의 절반 수준(47.86%)인 335만 주다. 넥스틸홀딩스에 투자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186억 원, 전환사채(CB) 179억 원 등 총 465억 원 중 일부 투자금을 회수하고, 잔여 지분은 125만1000주도 상장 후 처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파두 역시 오버행 우려로 상장 첫날부터 주가 약세를 보인 바 있다.
넥스틸을 시작으로 코스피 IPO가 이어질 예정이다. 두산로보틱스는 18일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해 10월 중 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상장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이외에도 SGI서울보증보험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이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이외에도 SK에코플랜트가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틸이 코스피 상장의 시작을 끊었다는 의미는 있지만, 주가 부진은 IPO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증시 상황이 오히려 향후 코스피 IPO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앞서 대어급으로 불렸던 파두나 다른 기업들도 상장 직후 부진했던 모습을 보였기에 넥스틸의 상장 초반 내림세를 부정적으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다만, 여러 기업이 신규 상장을 앞둔 상황에서 중국 부동산발 리스크 우려나 금리 인상 등 여러 가지 이벤트들이 남아있는 등 증시의 매크로적인 변수들이 오히려 IPO 시장에 주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주매출이나 상장 직후 유통 물량이 많은 기업은 최근 시장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며 “향후 신규 상장하는 기업들은 이를 반면교사 삼아야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