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던 코스닥 상장사들의 양해각서(MOU) 공시가 최근 좀처럼 찾아볼 수가 없다.
특히 올해 주식시장은 LED, 태양광, 바이오, 자전거, 원자력 테마 등 그 어느 해 보다 많은 테마가 생기고 있다. 이런 장에는 어김없이 테마에 편승해 주가를 띄우려고 코스닥 상장사들이 MOU 공시를 많이 냈지만 최근에 더더욱 찾아볼 수가 없다.
투자자들 사이에는 이런 현상에 대해 궁금증이 높다. 이에 대해 확인해 본 결과 한국거래소가 MOU에 대한 공시를 받아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코스닥 상장사들의 MOU 교환에 관한 공정공시는 가급적 공시로 인정하지 않고 언론에 직접 보도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코스닥 기업에만 해당되고 유가증권시장 기업은 적용을 받지 않는다.
한국거래소 유재만 코스닥공시 부장은 "코스닥시장에서 MOU 공시가 주가조작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많아 공시하지 않기로 했다"며 "언론 기사나 시장소문에 대해서는 조회공시를 통해 진위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MOU공시에 대한 코스닥사들의 문의가 거래소 코스닥공시팀으로 올 경우, 언론사에 보도 자료를 내라고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당초 MOU 교환에 대한 공시는 내부 정보가 일부에게만 흘러가는 정보의 비대칭을 막기 위해 공정공시 사항에 속했다. 하지만 코스닥 상장사의 MOU체결 공시가 남발되면서 투자자들의 손해가 커지자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실제로 올 초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공시 위반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자 지난해 자원개발과 관련한 국외 MOU 교환으로 주가를 가파르게 끌어올린 상장사들이 경기 불황 등을 이유로 사업취소 공시를 잇따라 냈던 사례가 있다.
반면, 선의의 피해를 보는 상장사들도 생겨나고 있다. 발전기 제조업체 A사는 올해 들어 국내외 사업자에 5기 이상 발전기 공급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따냈음에도 불구하고 공시를 하지 못했다.
A관계자는 "MOU도 공정공시를 해야 하는 상황이면 공식적으로 알릴 수 있지만 원계약이 체결되기 전에 스스로 언론에 알리기는 쉽지 않아 투자정보 공개가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