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7개월 만에 5%대로 하락했다. 금융당국의 압박 속에 대출금리 인하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차주들의 이자 부담도 낮아질 전망이다.
22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에서 지난달 취급된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5.872%였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5%대로 하락한 것은 지난해 9월(5.852%) 이후 7개월 만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연 5.60%로 가장 낮았고, KB국민은행이 연 6.27%로 가장 높았다. 4%대 미만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도 늘었다. 3월 5대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 중 연 4% 미만 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는 하나은행에서만 0.40%에 불과했다. 반면 4월에는 KB국민은행에서 3.50%, 하나은행 1.10%, 신한은행에서 0.80%의 차주가 연 4% 미만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았다.
5대 은행에서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10월 6.446%, 11월 7.016%로 점차 상승하다가 12월 6.918%, 올해 1월 6.496%, 2월 6.146%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후 3월 6.190%로 주춤했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4월 5%대로 낮아지며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5개월 새 1.14%p 줄었다.
이처럼 신용대출 금리가 크게 낮아진 것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 영향이 컸다.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에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고, 시중은행들은 상생금융을 앞세워 가산금리를 스스로 낮추는 등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을 보였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오르면 채권금리가 상승해 시중은행의 조달 비용이 커지고 대출금리도 따라 오르게 된다. 올해 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면서 대출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오히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낮아진 것만 보더라도 금융당국의 압박이 시장에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관건은 최근 신용대출 변동금리 지표로 활용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가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19일 기준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연 3.776%로, 한 달 전(연 3.554%)보다 0.222%p 인상됐다.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조달비용이 늘어나 은행은 대출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25일 발표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발표도 관건이다. 2월, 4월에 이어 이번에도 동결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지만, 기준금리가 오르면 신용대출 금리도 하락세가 더 이어지진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가산금리를 낮추면서 신용대출 금리 인하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은행채 금리와 한은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향후 방향성을 결정지을 것"이라며 "이달 말부터 시행되는 '대환대출 인프라' 출범도 신용대출 금리 인하에 긍적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