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A 투자코치] 돼지 인플루엔자 '+α' 정도의 조정 빌미

입력 2009-04-2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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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과 기존 이슈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돼지 인플루엔자가 주식시장에 일격을 가할 태세다. 멕시코에서 시작한 이번 돼지 인플루엔자 사태는 미국은 물론 유럽 등 전세계로 퍼져나갈 태세다. 이로 인해 세계보건기구(WHO)는 돼지 인플루엔자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우려 사안'으로 규정했으며 멕시코는 사실상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그 동안 주식시장의 기술적 조정 압력이 누적되고 있었는데 이번 돼지 인플루엔자가 주식시장의 하락 압력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우려된다. 또 금융위기의 완화와 경기 회복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이번 사태가 전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지도 살펴야 한다. 이번 돼지 인플루엔자와 관련해서는 지난 2003년 SARS 발생 당시(8000여명 감염, 이 가운데 700여명 사망)의 증시 흐름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03년 SARS 발생 당시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KOSPI의 하락폭이 가장 컸지만, 당시 국내 사례에서 이번 돼지 인플루엔자로 대한 증시 힌트를 찾아 내기는 쉽지 않다. 당시는 국내 경기가 순환적 하강 싸이클의 끝자락에 있었고 카드 버블의 후유증도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아시아 증시는 SARS가 유행할 당시 싱가폴과 홍콩증시는 연초 이후 10% 내외의 하락률을 기록했고, 대만증시는 1.5% 하락, SARS의 피해가 가장 컸던 중국증시의 경우에는 오히려 연초 이후 꾸준한 오름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돼지 인플루엔자 사태가 현 수준에서 더 확산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부정적인 영향을 거론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만에 하나 SARS 수준으로 확대될 경우라도 과거 경험으로만 보자면 주식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을 만한 증거다.

업종별로 살펴 보자면, 돼지 인플루엔자가 크게 확산될 경우 항공, 여행, 호텔·레저, 소비업종에 가장 우선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지난 2003년 SARS 유행할 당시(1~4월)에도 아시아 주요 증시에서 항공이나 소비재 업종이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업종이 아시아 주요국에서 평균 21.0%가 하락해 여행산업의 침체를 반영했고, 소비재 업종 역시 평균 15.5% 하락하면서 SARS 확산으로 인한 소비심리의 위축을 반영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헬스케어와 유틸리티, 해상운송 업종은 강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헬스케어는 경기 방어주와 치료 목적, 유틸리티의 경우 전통적 방어주로 설명되고 해상운송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중국효과 정도로 풀이 가능하다.

이제 겨우 금융위기가 완화되고 글로벌 경제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시장 외적인 요인인 돼지 인플루엔자가 글로벌 증시와 경제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돼지 인플루엔자 사태가 통제되기 어려운 수준으로 확대돼 국내외 주식시장과 글로벌 경제를 다시 어려운 국면으로 내몰아 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이번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기존 의약품으로 치료가 불가능한 돌연변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여러 종의 바이러스가 혼합된 형태여서 일반적인 항바이러스제 약물로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WHO의 입장이다.

물론, 이번 돼지 인플루엔자 사태가 지금 당장은 시장의 행보를 조금 더 더디게 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이 사안만 독립적으로 보자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 시한을 정해둔 악재일 수 있고 기존의 시황관을 완전히 뒤엎을 것까지 고민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오히려 시장의 측면에서는 증시가 더 탄력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웠던 상황이어서 이 기회에 쉬어 가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수 있다. 너무 빠르게 달려온 시장이 잠시 쉬어갈 만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인데, 증시에 상승 포텐셜을 남겨둔다는 측면에서도 부정 일변도로 해석할 사안은 아니다. 만일 이번 사태로 시장이 쉬어간다면 기술적 조정에 약간의 '+α' 정도면 족하지 않을까 한다.

4월 경기저점 및 기업들의 실적 바닥 확인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이어온 주식시장은 내달에는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실적은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제외하면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고 경제지표의 개선 역시 속도 측면에서는 기대치를 낮춰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미국 금융기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와 자동차 업계 구조조정 시한 마감 등을 앞두고 들려오는 소식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수록 외국인과 기관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이들이 선호하는 업종 및 종목에 대해 관심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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