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조정을 대하는 자세

입력 2009-04-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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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코스피시장이 기관의 집요한 매도공세에 하루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16일)는 지난주 실업수당청구건수와 4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가 예상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HP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IBM 등 개별 호재를 보유한 기술주들이 랠리를 펼친데 힘입어 주요지수가 1~2%대의 강세를 기록했다.

1350선에서 갭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이날도 기관이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매물을 쏟아내면서 오후들어 오전 장 고점대비 40 포인트 이상 흘러내렸다.

장 막판 낙폭을 일부 만회한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7.72p(0.58%) 내린 1329.00p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4831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이틀 연속 4천억원대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10거래일째 '팔자'를 고집하고 있는 기관의 매도 공세에 빛이 바랬다. 이날 기관은 투신(-4617억원)을 중심으로 6390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KSP200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707계약 매도우위를 보인 가운데,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2686억원)를 중심으로 3622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철강주와 수출주들의 강세에 힘입어 1.74% 오른 것을 비롯해 항셍지수(0.12%), 싱가포르지수(0.25%) 등이 오름세를 탔다. 반면 대만 가권지수(-4.03%)가 차익실현 매물에 3개월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상해종합지수도 1.19% 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수에 나선 증시의 눈치를 보며 제한적인 하락세를 펼치다 장 후반 코스닥을 중심으로 증시가 꺾이면서 낙폭을 만회, 전일과 같은 보합세로 마감(1332.00원)했다.

반도체 중심 대형 IT株 지수 방어, 과열 테마주 혼쭐

코스닥시장에서 무려 716개 종목이 하락하는 등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좋지 못한 가운데, 지수 영향력이 큰 대형 IT주들의 강세로 인해 코스피지수 낙폭은 7포인트에 그쳤다.

D램가격 상승 전망에 삼성전자가 2.75% 올라 60만원대 회복을 눈앞에 두게 됐고, 하이닉스는 다음주 채권단의 매각작업 착수 소식까지 더해져 8.68% 급등 마감했다.

대형 반도체주들의 강세는 여타 IT주들과 수출주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해 삼성SDI(2.50%), LG디스플레이(0.96%), LG전자(0.96%), 실리콘화일(12.50%), 하나마이크론(9.38%), 엠케이전자(8.28%), 엘앤에프(7.59%), 아이피에스(6.51%), 아토(6.03%), 이지에스(5.88%), 한미반도체(3.66%), 동진쎄미켐(3.12%), LG마이크론(1.78%) 등이 강세를 기록했다.

전기전자(2.32%)와 철강금속(0.51%)을 제외한 코스피 전업종이 내린 가운데, 지수민감도가 높은 은행(-2.83%)을 비롯해 유통(-2.75%)과 음식료품(-2.17%), 기계(-1.89%), 통신(-1.81%), 건설(-1.66%) 등이 특히 부진했다.

기타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경우 POSCO(1.73%)와 현대차(1.08%), LG(0.52%) 등이 지수 하방경직성에 기여했고, 한국전력(-1.72%)과 현대중공업(-1.40%), SK텔레콤(-2.36%), 신한지주(-1.88%), KT&G(-2.76%) 등은 내렸다.

코스닥시장은 기관의 공격적인 매도(846억원 순매도)에 2.76% 급락했다.

대장주 셀트리온(-4.85%)이 10일째 계속된 기관의 매도공세에 이틀째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SK브로드밴드(-2.92%), 태웅(-3.66%), 메가스터디(-4.55%), 키움증권(-3.71%), 소디프신소재(-5.08%), 디오스텍(5.17%), 태광(-7.02%), 네오위즈게임즈(-11.32%) 등 대부분의 시총상위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서울반도체는 0.46% 오르며 시가총액 1위를 위협했고 동서(4.87%), CJ홈쇼핑(4.00%) 등은 오름세를 탔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과열 양상을 보이는 일부 테마주들에 대해 시장감시 강화 방침을 밝히면서 이상급등했던 바이오와 헬스케어, 우주항공, LED, 원자력 등 각종 녹색성장 테마주들이 줄줄이 급락세로 돌아섰다.

제넥셀, 대화제약(이상 하한가)과 이노셀(-14.50%), 오리엔트바이오(-11.55%), 알앤엘바이오(-10.11%), 바이오니아(-10.01%), 우리들생명과학(-10.00%), 이수앱지스(-8.11%), 메디톡스(8.10%), 코오롱생명과학(-5.98%) 등의 바이오주들이 대거 급락했다.

반면 이지바이오(9.09%)와 산성피앤씨(4.87%), 조아제약(3.12%), 에스티큐브(5.45%) 등 선조정을 거친 바이오주들은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세를 보였다.

그밖에 인성정보(하한가), 쎄트렉아이(-14.78%), 코오롱아이넷(-14.56%), SSCP(-14.57%), 비츠로테크(-11.00%), 비엠티(-10.81%), 용현BM(-10.38%), 퍼스텍(-9.51%), 참좋은레져(-8.92%), 보성파워텍(-8.59%), 한양이엔지(-8.57%), 에스에너지(-8.40%), 알티전자(-8.07%) 등의 급등 테마주들이 대거 급락세를 연출했다.

한편 이날 코스닥시장에 신규상장한 에이테크솔루션, 엔에스브이, 에스티오 등의 새내기주들은 나란히 상한가에 진입했다.

주말 뉴욕증시 강보합

17일 뉴욕증시는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을 떨치지 못한 채 약보합권 등락을 거듭하다 씨티그룹과 GE의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한데다 미시간대학 4월 소비자신뢰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최고수준으로 발표되면서 장 후반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주요 지수들의 반등폭이 미미했지만 다우존스산업지수(0.07%)는 전일과 달리 장중에도 8000선을 지켜내는 견조함을 보였다.

이날 씨티그룹은 웰스파고와 JP모간체이스에 이어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美 정부의 시가평가제 완화 조치 효과 등 금융주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고조시켰고 금융시스템을 둘러싼 불확실성 공포 완화에도 기여했다.

그러나 정작 씨티그룹은 순손실이 월가 전망치보다 적었음에도 재료노출 부담으로 9% 급락마감했다.

GE는 예상보다 순이익 감소가 적은 깜짝 실적을 발표했지만 상승률이 1%에 그쳤고, GM은 파산보호 신청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4.1% 하락했다.

미시간대학 4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월가 전망치(59)를 넘어서는 61.9(전월 57.3)로 발표됐다. 절대지수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4월 소비자신뢰지수는 금융위기 쇼크가 한창이던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였다.

경기 회복 기대감에 유가는 50달러를 회복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35센트(0.7%) 오른 50.33달러로 마감했다.

실적과 경제지표들이 비교적 양호했음에도 단기간 급등했다는 부담감으로 인해 이날 뉴욕증시의 지수 상승폭은 매우 미미했다.

조정을 대하는 자세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연일 변곡점에서 줄다리기가 계속되자 조정론이 힘을 얻는 양상이다.

그러나 시장은 단기 급등 이후 기술적 조정 우려와 랠리 연장 기대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변곡점에서 서성대며 고민하고 있을뿐, 단기 방향성과 관련해서는 어떤 결론도 내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최근 부쩍 늘어난 거래량과 높아진 일교차는 불안해진 심리와 함께 매매공방이 상당히 치열함을 암시하고 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글로벌증시의 랠리가 길어지고 조정폭이 제한되면서 시황 논쟁의 포커스가 '베어마켓 랠리 여부'에서 '향후 상승목표치'로 은연중 옮겨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가 낙관론 확산 등 과열을 의미할 수도 있겠으나, 급등을 경계하는 목소리들이 적절히 배합되며 과열 부담을 완화시켜주고 있다는 점도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먼저 뉴욕증시를 살펴보면, 경기회복 전망에 있어 신중함을 당부하는 목소리들이 적지 않았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17일 "신용위기에서 비롯된 부(富)와 주택의 상실, 신용도의 하락 등 상처가 오랫동안 지속될 것(long-lasting)"이라고 언급했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학 교수는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1930년대 대공황 때도 상황이 계속 나빠지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휴지기가 있었다"며 다시 찾아올지 모를 최악의 상황에 대해 경고했다.

국내증시에서는 금융당국이 급등했던 테마주들에 대한 시장감시 강화 의지를 천명하며 급등주들의 랠리에 제동을 걸어줬다.

금융당국 수장들이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 즉 과잉유동성(장세)의 폐해를 언급하는 등 유동성 환수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800조원은 분명 과잉유동성"이라고 진단했고,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막대한 규모의 정책자금이 새로운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음을 경고했다.

유동성 환수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지만 통화긴축정책에는 금리인상이 수반돼야 한다. 그러나 경기하강이 멈춘다해도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금융당국이 잠재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긴축기조로 급선회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시장에 깔려 있는 풍부한 유동성이 현재 증시와 재건축아파트 등 일부 위험자산으로만 향하고 있을뿐 아직 경기회복에 필요한 실물경제로 스며들지 못하고 있으며,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이제 막 시작단계라는 점 또한 유동성 환수문제가 당장 쟁점화되기 어려운 이유중 하나가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의 반응인데 국내외증시 모두 증시 주변의 과열 경고들을 완전히 무시하지도 않고 과도하게 위축되지도 않은 채 장중 조정을 통해 수용하는 모습이다. 노출된 악재들에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이미 투자자들이 수차례 학습효과를 통해 배워둔 터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오는 6월 한국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과 맞물려 선취매 차원에서 국내증시에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하며 기관의 매도충격을 상당부분 흡수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증시의 하방경직성은 조정시 매수하려는 대기매수세가 상당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경기회복 시점은 아직 멀리 있지만 경기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면 지금 매수에 나서야 하며, 수익은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는 생각들이 증시의 조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너무 급하게 올라 휴식이 요구되고 펀드 환매 등 차익실현 매물을 충분히 소화해줄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증시가 당장 역동적인 상승세를 전개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증시의 조정압력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임을 감안해야 하겠으나 증시 주변 여건상 깊은 가격조정보다는 기간조정을 택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만큼, 많이 오른 종목들이 조정을 받고 덜 오른 종목들이 오르는 순환매, 수익률게임 종목장세를 염두에둔 시장접근이 합리적이다.

증시의 변동성이 내주에도 좀더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하되, 삼성전자와 LG전자, 하이닉스 등 실적발표를 앞둔 주요 대형 IT주들의 긍정적인 움직임과 더불어 덜오른 알토란 IT 장비/부품주들의 흐름이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회복 국면에 진입하더라도 경기확장기에 인프라 투자 확대로 주목을 받는 조선, 철강 등의 산업재들보다는 경기회복 초기국면에 '소비재 중심의 소비 증가' 수혜를 보는 IT, 자동차 관련주들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IT, 자동차 관련주들의 강세는 이와 무관치 않다.

정책수혜 모멘텀으로 무장한 녹색성장 테마주들은 과열을 해소한 후 주도주를 중심으로 다시 시장의 관심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 조정이 충분치 않은 만큼 단기적으로는 저평가 IT/자동차 관련주 중심의 선별적 접근이 유리해 보인다.

[ 자료제공 : ‘국내 최대 전문가Pool’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02-835-8535 ]

<이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종류의 투자와 관련해서도 본사의 의도가 담겨지지 않음을 밝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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