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한국만 '나 홀로 호황'

입력 2009-04-16 14:27 수정 2009-04-16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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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환율 상승 효과탓인가…지속되긴 어려울 듯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성적표가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석유화학업종만이 불황 속에서도 예상외의 좋은 성적을 누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같은 아시아지역인 일본, 대만의 석유화학 기업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부 기업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치가 전망될 정도다.

그러나 이같은 한국만의 '나 홀로 호황'이 원·달러 환율 상승 등에 따른 특수적인 상황인 만큼 시장상황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6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최악의 경기를 바닥으로 올해 초부터 석유화학 경기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1분기 실적이 예상외의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이는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중동 등의 증설 압박으로 실적이 부진한 EU, 미국 뿐만 아니라 같은 아시아지역인 일본, 대만 등의 석유화학 기업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올해 초부터 나프타분해공장(NCC) 가동률을 90% 이상으로 올렸으며 제품생산라인도 대부분 공장가동률 100%를 회복한 상황이다. 반면 일본은 올해 2월 72.6%의 낮은 NCC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 생산능력의 20%를 차지하는 EU의 NCC 가동률도 지난해 4분기 67%로 떨어진 이후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불황 속에서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중국의 내수부양 정책으로 수요가 급증한 것이 원인이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내수 수요가 급증한데다 중국의 석유화학기업들이 공장가동을 중단하면서 수급상황이 타이트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본과 대만 등의 석유화학 기업보다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앞선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 수요 급증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일본, 대만 등의 석유화학 기업들이 채산성이 맞지 않아 공장가동률을 올릴 수 없었던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최적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가격경쟁력 등에 앞서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 상승과 엔고현상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제품이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도 이유다. 지난해 말 공장가동률을 낮추면서 재고 조정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이 원·달러 환율 상승 때문이라는 것.

유화업계 관계자는 "일부 석유제품의 경우 현물거래 가격보다 낮게 팔아도 원화기준 수익성을 어느정도 유지가 가능했다"며 "전 세계적인 가동률 하락과 함께 원·달러 환율 상승이라는 한국만의 특수한 상황이 겹치면서 1분기 실적이 예상외로 선전한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과 일본의 낮아진 NCC 가동률 영향으로 중국 합성수지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비중이 최근 크게 상승했다. 한국의 점유율은 지난해 17%에서 올해 2월 현재 21%까지 상승한 반면 일본은 17%에서 15%로 하락했다. 월간 중국의 합성수지 수입액은 지난해 평균 기준 40억달러로 1%의 점유율 상승은 500억원의 수출액 증가를 의미한다.

또 세계 에틸렌 시장의 20%를 차지하는 EU 역시 NCC가동률 하락으로 기본적인 내수 소비외에 화학제품 수출이 급감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점차 하향 안정화되는데다 EU, 일본 등의 석유화학 기업들이 경기회복을 전망하면서 NCC 가동률을 높일 전망이여서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박영훈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 회복이 가시화된다면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미국과 EU, 일본의 가동률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경기회복으로 인한 수요측면에서 공급물량 상승 부담을 소화하지 못한다면 한국만의 특수한 호황이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석유화학 기업들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환율 효과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낮은 해외업체 가동률과 2분기 정기보수 등을 감안하면 급격한 물량 증가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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