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이불개' 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

입력 2022-12-1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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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사자성어 '과이불개' (출처=교수신문)
▲올해의 사자성어 '과이불개' (출처=교수신문)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라는 의미를 지닌 '과이불개'(過而不改)가 올해 한국 사회를 표현한 사자성어로 선정됐다.

교수신문은 11일 전국 대학 교수 9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과이불개가 50.9%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과이불개는 논어 '위령공편'에 처음 등장하는 사자성어다. 공자는 '과이불개 시위과의(是謂過矣)'(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 한다)라고 했다. 조선왕조실록 '연산군일기'에는 연산군이 소인을 쓰자 신료들이 반대했지만 고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비판하는 대목에서 과이불개가 적혀있다.

박현모 여주대 교수(세종리더십연구소장)는 "우리나라 지도층 인사들의 정형화된 언행을 이 말이 잘 보여주기 때문"이라며 과이불개를 추천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여당이나 야당 할 것 없이 잘못이 드러나면 '이전 정부는 더 잘못했다' 혹은 '야당 탄압'이라고 말하고 도무지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과이불개를 추천한 더 큰 이유는 잘못을 고친 사례가 우리 역사 속에 있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성군으로 꼽히는 세종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이를 고치는 장면이 많이 등장했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세종의 반성과 대책 때문에) 세종 재위 기간 안전사고로 대규모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잘못을 고치거나 처벌받기는커녕 인정하지도 않는 지금 우리는 어떻게 진노해야 하나"고 강조했다.

과이불개를 선택한 한 50대 인문대 교수는 "자성과 갱신이 현명한 사람의 길인 반면 자기 정당화로 과오를 덮으려 하는 것이 소인배의 길"이라고 꼬집었다.

'덮으려고 하면 더욱 드러난다'는 뜻의 '욕개미창'(慾蓋彌彰)(14.7%)이 과이불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여러 알을 쌓아놓은 듯한 위태롭다'는 뜻의 '누란지위'(累卵之危)(13.8%), '과오를 그럴듯하게 꾸며내고 잘못된 행위에 순응한다'는 '문과수비'(文過遂非)(13.3%), '여러 맹인이 코끼리를 더듬는다는 뜻으로 좁은 소견과 주관으로 사물을 그릇되게 판단함'을 말하는 '군맹무상'(群盲撫象)(7.4%)이 뒤를 이었다.

한편, 지난해에는 '고양이와 쥐가 한패, 즉 도둑 잡을 사람이 도둑과 한패'라는 뜻의 '묘서동처'(猫鼠同處)가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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