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시완 “‘트레이서’, 가장 많은 시간·정성 쏟아…하얗게 불태웠죠”

입력 2022-03-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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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플럼에이앤씨
▲사진제공=플럼에이앤씨

‘미생’의 어리숙한 인턴 장그래에서 뻔뻔함과 똘끼로 무장한 국세청 조사관 황동주로 잘 자라난 임시완이다. 그는 웨이브와 MBC에서 공개된 ‘트레이서’ 시리즈를 통해 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해냈다.

원하는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황동주를 연기하면서 임시완은 그동안의 바른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마치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안정적연 연기력을 선보였다는 평가다.

최근 이투데이와 만난 임시완은 “대사량이 이제껏 했던 작품들에 비해 많았고, 대본 내용 자체도 쉽지 않았던 작품이라 가장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았다”라며 “촬영이 끝나고 나니 긴장이 다 풀려서 아무것도 안하고 싶었다. 하얗게 불태우고 집에서 며칠동안 안하고 쉬었다. 속이 시원하고 후련하다”고 ‘트레이서’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그가 출연한 ‘트레이서’는 세금을 회피하는 나쁜 사람들을 쫓는 세금 추적극이다. 국세청을 배경으로 세금을 숨기는 자와 찾아내는 자의 싸움을 빠른 속도로 풀어낸다.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돈이 없다며 드러누운 대기업 회장, 해외로 도피하려는 운동선수 등을 탈탈 털며 쾌감을 안겼다.

▲사진제공=플럼에이앤씨
▲사진제공=플럼에이앤씨

국세청을 배경으로 하고, 공무원 역할을 맡다보니 드라마 분위기 자체가 무겁고 딱딱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임시완은 황동주라는 캐릭터를 통해 허점을 드러내면서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무게감도 다 빼냈다.

“처음엔 동주에 대해 부족함이 하나도 없는 완벽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언변도 화려하고 실력도 좋고, 모든 걸 다 갖춘 인물이죠. 거대한 세력에 지지 않는 패기도 있고, 너무 완벽하다보니 완벽하지 않게 표현해야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일부러 허점을 많이 보이려고 했고, 유머러스하고 위트있는 부분을 넣으려고 노력했죠.”

황동주라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외형적으로도 직접 스타일링을 해 감독에게 제안했다. 그의 기상천외한 행동이 납득될 수 있게끔 말이다.

“수트 대신에 후줄근한 옷, 며칠 안 빨았는지도 몰랐을 법한 냄새가 날 것 같은 옷을 입는게 어떨까 생각을 했죠. 처음에 동주가 잘나가는 세무사였을 때 삐까뻔적한 옷과 차를 타는 모습이 극명하게 반대되게끔 말이죠. 상반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게 먼저 제안을 드린거죠. 그래서 머리도 안감은 티가 나지 않게 복슬복슬하게 펌을 했어요.”

황동주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실제 전직 국세청 직원도 만나고,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스타일링도 직접 생각해냈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어디에서 있던 간에 모두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국세청 종사자를 만나고 생각의 틀이 바뀌었어요. 오히려 국세청 직원처럼 보이지 말자였죠. 결국 국세청도 사람 사는 곳이잖아요. 어떤 하나의 캐릭터에 국한되지 않고 편한대로 표현해도 될 것 같다는 조언을 들었거든요. 국세청 사람이 아닌 대본을 보고 느껴지는 캐릭터성을 표현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비교적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어요.”

▲사진제공=플럼에이앤씨
▲사진제공=플럼에이앤씨

방송이 나간 후 임시완의 연기 변신에 호평이 잇따랐다. 속을 알 수 없는 의뭉스러운 모습의 황동주는 거대한 세력에 맞서 한 수 아닌 두 수 앞서는 묘책을 내놓으며 결국은 통쾌한 승리를 얻어낸다. 속고 속이는 반전을 맛깔스럽게 소화해냈다는 평이다. 그렇다면 임시완이 직접 주변에서 들은 피드백은 어땠을까.

“주변에서 잘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드라마 소재 자체가 어려워서 많이 안 볼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 말이죠. 황동주 캐릭터가 장난스럽고 깐족거리잖아요. 어떻게 보면 실제 대본과의 방향성이 달랐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제겐 이 작품이 모험이었죠. 제가 통통 튀게 캐릭터를 표현했는데, 그 장면에 대한 피드백이 좋았어서 그래도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거기에 대한 카타르시스, 안도감을 느꼈거든요. 또 하나 안전하게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로 데뷔한 임시완은 어느덧 아이돌 꼬리표를 지우고 어엿한 배우로 성장했다. 같은 멤버였던 방송인 황광희는 최근 라디오에서 ‘칸 영화제에 두번이나 가서 배 아프다’라는 농담을 던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저도 알아요. 광희의 애정에서 나오는 투덜거림이죠. 늘 고맙게 생각하죠. 그 덕에 구태여 저라는 사람이 한 번 더 언급되잖아요. 나쁠 건 없지만 굳이 광희가 제 이야기를 해줘서 잘 될 일들이 더 잘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잘 될 건덕지가 있을 수 있으니까 숟가락을 얻는 게 아닌가라는 합리적 의심을 하고 있어요.(웃음)”

▲사진제공=플럼에이앤씨
▲사진제공=플럼에이앤씨

2014년 드라마 ‘미생’을 통해 ‘배우’로 발돋움한 임시완은 장그래 역을 통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며 인생 캐릭터란 반응을 얻었다. ‘미생’의 말단 사원에서 ‘트레이서’를 통해서는 팀장직까지 올랐다. 차기작에서 연기해보고 싶은 직업군은 무엇일까.

“다양한 직업군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요새 복싱에 꽂혀 있는데 복서 혹은 격투기를 직업으로 가진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저는 권위에 목마른 사람이 아니라 다시 말단으로 내려간다고 해도 거리낌 없어요. 또 사장직이나 회장직에 대한 역할 제안을 해주시더라도 거부감 없어요. 위 아래 다 열려 있거든요.”

최근 임시완은 러시아에게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나서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통해 기부금 2000만 원을 전달했고, ’착한 노쇼’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주민들에게 힘을 보탰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위치한 숙소를 예약하고 노쇼, 즉 취소 연락 없이 예약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방법으로 현지 머물 곳이 없는 피란민이 쉴 곳을 내주는 선행이다. 이 외에도 임시완은 크고 작은 선행을 계속해 이어오고 있다.

“기부를 꾸준히 하려고 노력해요. 배우라는 직업을 통해 소득이 생기잖아요. 이 소득 자체가 애초에 모든 게 다 저만의 것이라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게 저의 초심이고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그것에 대한 일환으로 기부도 꾸준히 하고 있죠. 사회에 건강한 환원을 해야겠다는 의무감을 가지거든요. 그렇기때문에 언젠가는 그 기부가 필요할 때 주저하지 말고 해야겠다 생각을 했어요. 앞으로도 기부금을 전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양적으로나 심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언제든 하려고 노력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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