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배터리 업체인 삼성SDI 주가가 12월 들어 60만 원대로 주저앉았다. 마냥 악재는 아니다. 내년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로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지금이 저가매수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18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18%(1만4000원) 오른 65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주가를 오름세지만, 지난 8월 중순 80만 원을 웃돌던 때보다 주가가 많이 내려간 상황이다.
12월 들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컸기 때문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초부터 전날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SDI 주식을 각각 1081억 원, 2195억 원 팔아치웠다.
일단 글로벌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한 점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올 하반기 공급망 대란과 인플레이션 우려와 같은 글로벌 경제 상황이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일부 반도체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자동차 업체의 생산도 감소했다.
이런 탓에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낮은 상황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오른 4110억 원으로 소폭 하향 조정한다”라며 “자동차 전지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 장기화로 매출 증가폭이 제한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또,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내년 상장을 예고하면서 주가 조정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 공모가 희망범위가 27만5000~30만 원으로 제시되면서 희망범위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70조 원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역대 IPO(기업공개) 사상 최대 규모다.
최근 삼성SDI의 주가 하락에도 오히려 증권가에서는 지금이 저가매수 시점이라고 제언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공급난과 인플레이션 등 매크로 우려와 경쟁사 상장에 따른 이슈 등으로 조정을 받고 있지만, 중장기적 시각으로 조정 시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10월까지 133% 성장한 467만대로서 월별로는 침투율이 10%를 넘어서며 중요한 분기점을 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자동차 업계 전반의 생산 차질이 동사 실적에 일시적으로 영향을 주었지만, 내년부터 그 이슈는 점차 완화될 것”이라며 “내년 초에 자동차용 배터리 미국 투자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사항이 발표되면 성장성은 다시 주목받을 것이다”라며 내년 주가 반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