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불일치 고용비율 50.1%, OECD 29개국 중 인니 다음으로 높아
불황기일수록 대학 전공에 맞춰 취업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대학 전공에 맞춰 취업하면 그렇지 않을 경우에 비해 불황기엔 임금이 덜 깎이고, 불황을 벗어나 임금이 오를 때 더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1일 한국은행 미시제도연구실 최영준 연구위원은 ‘BOK경제연구, 전공 불일치가 불황기 대졸 취업자의 임금에 미치는 장기 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설명했다.
실제, 2002년부터 2019중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이용해 전공 및 산업을 각각 6개로 재분류해 분석한 결과 불황기를 겪었던 2005년과 2009년 실업률이 1%포인트 늘 때 0~1년 차 취업자 임금은 각각 8.3%씩 줄었다. 반면, 전공 불일치에 따른 영향을 제외하면 임금손실은 각각 2.5%와 2.9%에 그쳤다.
즉, 전공에 맞춰 취업했을 경우 임금손실은 각각 2.5%와 2.9%에 그쳤던 반면, 전공과 다른 분야에 취업했을 때 임금손실은 각각의 차이인 5.8%(8.3%-2.5%)와 5.4%(8.3%-2.9%)에 달했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임금 격차가 취업 6~7년 차까지도 지속됐다는 점이다. 2011~12년과 2015~16년 전공자 임금이 각각 9.5%와 9.2% 늘었지만, 비전공자는 각각 1.6%와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공 불일치가 높고 이에 따른 임금 하락 폭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실제, 전체 고용 중 전공 불일치 고용 비율을 의미하는 전공 불일치율은 2016년 50.1%에 달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중 인도네시아(54.6%)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며, OECD 평균(39.6%)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또, 전공불일치율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임금은 4.1% 줄었다. 이는 OECD 평균(-2.6%)보다 감소 폭이 두 배에 달하는 것이다.
최영준 연구위원은 “경기변동의 진폭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업선택에 있어 전공 불일치 정도를 완화하는 것도 매우 중요함을 시사한다”며 “정책적 관점에서는 전공 활용이 가능한 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하고, 기업 입장에서도 근로자에 대한 재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