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물가→긴축 압박 ‘악순환’…연말 증시 향방은

입력 2021-12-1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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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가 3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은 가운데 향후 국내 증시의 향방에 투자자들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가 상승 압박이 한층 커지면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및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에 대한 우려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악재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예측하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산적한 만큼 섣부른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8% 상승했다. 39년 만에 최고치로, 시장의 추정(6.7%)을 소폭 웃돌았다.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10월 CPI(6.2%)보다 0.5%포인트 더 높은 것이다.

물가상승폭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조기 긴축 우려는 더 짙어지고 있다. 당장 미국이 테이퍼링 속도를 두 배로 높여 내년 3월 종료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물가가 뛰면서 돈줄을 계획보다 빨리 죌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미국이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올리면 세계 경제는 적지 않은 충격이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통화 긴축이 가속화해 최근 달아오른 증시가 조정의 된서리를 맞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동성 회수로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어서다.

지난달 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물가 상승을 놓고 “더는 일시적이란 단어를 쓰지 않을 때가 됐다”고 발언한 것도 경계 심리를 키우고 있다. “일시적”이라던 기존 입장과 온도 차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와 물가 상승 압력이 최고 수준에 놓여있다”며 “증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이 부담이 되기 시작해 재차 보수적인 관점으로 전환해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반등한 것은 기초체력이 아닌 과도한 낙폭에 대한 반발로 기술적 반등이 일어난 것으로 봤다. 여기에 14~15일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투자심리를 더욱 냉각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이번주 FOMC 회의에서 상당히 매파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4분기 상장사들 실적 충격도 나타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새로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도 증시를 압박할 요인으로 꼽혔다.

일각에선 연말 ‘산타랠리’를 예견하는 전망도 확산하고 있다.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이 이미 전부터 증시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는 판단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등 신흥국 증시는 사전적 긴축 신호에 일찍이 몸살을 앓아 왔다”면서 ”이미 기정사실화된 내년 금리 인상에 대하여 충분히 내성을 쌓아온 만큼, 시장 기대에 준하는 신호는 중립적으로 봄이 옳다”고 강조했다.

서 연구원은 “특히 코스피지수는 밸류에이션 수준이 낮고, 여건이 나빠지는 것보다 개선 방향에 맞닿아 있다”며 “숨고르기 이후 추가적인 반등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증권사 전망이 엇갈리는 데 대해 “분명한 것은 딱 한가지”라며 “증시가 그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의 시대에 서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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