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언 발에 오줌누기 그러나 예견된 악재

입력 2009-02-1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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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코스피시장이 美 정부가 발표한 구제금융법안이 금융불안을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로 크게 휘청거렸으나 반발매수세 유입으로 낙폭은 제한됐습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10일)는 자금조달과 운영방식, 부실자산 가치평가 방법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지 않은 금융구제안에 대한 실망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19.3%)를 위시한 금융주가 폭락하는 등 주요지수가 4%대의 급락세를 나타냈습니다.

美증시의 급락에 위축돼 1160선에서 갭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주변 아시아증시들의 충격이 생각보다 크지않은 것으로 확인된데다 개인과 연기금 중심의 저가매수세가 지속 유입되면서 점차 낙폭을 줄여나간 끝에 전일대비 8.69p(0.72%) 내린 1190.18p로 마감, 사흘 연속 하락했습니다.

외국인이 1063억원 순매도로 이틀째 '팔자'에 나섰고 기관도 투신(-1290억원)을 중심으로 685억원 매도우위를 보였습니다. 반면 개인과 연기금이 각각 1435억원, 584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저가매수에 주력했습니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외국인의 선물매도(3533계약 순매도)와 함께 차익거래(-1458억원) 위주로 2451억원 순매도를 나타냈습니다.

증시 약세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0.60원 오른 1393.50원으로 마감, 이틀째 상승하며 두달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의 구제금융안에 대한 실망에도 불구 미국증시의 낙폭이 과하다는 인식으로 아시아증시는 비교적 선전했습니다.

일본증시가 건국기념일 휴장을 맞은 가운데 가권지수(1.10%)와 싱가포르지수(0.99%)가 올랐고 중국 상해종합지수의 하락률도 0.19%에 그쳤습니다.

철강•은행株 부진, 신재생에너지•PC백신株↑

美 정부의 금융구제안에 대한 실망과 美 은행주들의 폭락 영향으로 은행주들이 동반 하락했으나 금통위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살아있고 전일 배드뱅크 설립 무산 소식을 접했던 터라 하락폭은 비교적 미미했습니다.

KB금융이 3.76% 내린 것을 비롯해 부산은행(-3.00%), 신한지주(-2.36%), 우리금융(-2.25%), 기업은행(-2.16%), 외환은행(-2.02%) 등 은행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습니다.

업종별로는 기계(1.29%)와 의약품(1.18%), 운수장비(0.84%), 증권(0.73%), 섬유의복, 운수창고 등이 올랐고, 철강금속(-2.44%)과 은행(-1.98%), 전기가스(-1.76%), 통신(-1.55%), 전기전자(-0.86%) 등은 내렸습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대부분 하락했습니다. 삼성전자가 1.35% 내린 것을 비롯해 POSCO(-2.82%), 한국전력(-1.78%), SK텔레콤(-1.97%), KT&G(-3.35%), 신세계(-1.91%), 하이닉스(-4.05%) 등이 하락한 반면, 두산인프라코어(6.35%)와 대우조선해양(4.49%), 삼성전기(3.64%), 동양제철화학(2.09%), LG화학(2.05%), NHN(1.95%) 등은 오름세를 탔습니다.

한편 C&중공업(상한가)의 해외매각 추진 호재를 등에 업은 C&상선, C&우방, C&우방랜드 등의 C&그룹주들은 이날도 상한가를 기록하며 랠리를 이어갔습니다.

코스닥시장은 개인(+369억원)과 기관(+131억원)의 매수에 힘입어 이틀째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인터파크와 네오위즈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고 SK컴즈가 3.21% 오르는 등 경기방어주로 부각된 인터넷주들의 강세가 돋보였고, 마이스코(9.59%)와 태광(6.08%), 평산(4.38%), 엘앤에프(4.07%), 성광벤드(3.82%), 현진소재(3.60%)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들이 동반 강세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안철수연구소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신종 악성 바이러스인 `2090 바이러스' 전용 백신을 출시했다는 소식에 상한가에 진입했고 알약으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12.56%)도 급등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언발에 오줌누기..그러나 예견된 악재

배드뱅크 설립계획 무산 등으로 인해 구제금융안 발표 이후에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 우려했던대로 뉴욕증시는 실망감에 폭락했습니다.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을 실질적으로 제거해주는 배드뱅크 설립이 무산됨으로써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은 재무제표상에 그대로 남게됐습니다.

어느 금융기관도 믿을 수 없다는 불신감이 지속될 수 밖에 없고, 클린뱅크를 만들어 시중에 풀어놓은 풍부한 유동성에 물꼬를 터주려는 계획 역시 무산되면서 돈맥경화 해소 기대도 물거품이 됐습니다.

오바마 정부가 내놓은 금융구제안의 지원 규모도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부실화 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CDS(신용디폴트스왑) 발행규모가 16조달러에 달해 최소 3조달러는 돼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美 정부가 내놓은 민관투자펀드 조성 규모는 최대 1조달러에 불과하고, 그것마저도 시작은 5천억 달러여서 '언발에 오줌누기'와 다름없다고 하겠습니다.

논란이 됐던 부실자산의 가치평가 방법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시장가로 부실자산을 평가하는 것이 가장 객관적이지만 이경우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헐값매각이라는 불만을 털어놓을 수 밖에 없고, 부실자산을 매각하더라도 금융기관에 유입돼는 유동성은 빈곤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배드뱅크 설립 무산이라는 씁쓸한 결과를 초래했고, 향후에도 갭을 메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정부와 금융기관간의 이해차이만 확인된 셈입니다.

게다가 오바마 정부는 출범전부터 무조건적인 지원을 하지 않겠다며 모랄해저드 눈총을 산 금융기관들에 결코 친화적이지 않을 것임을 천명해 왔습니다.

이때문에 이번 실망스런 구제안은 정부와 금융계간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라는 해석을 낳을 소지도 있으며, 향후 정책신뢰도를 낮추게될 여지도 있습니다.

또한 이번 구제안에는 금융기관의 부실을 초래한 '주택시장의 붕괴'와 관련, 주택시장 안정/정상화 방안이 누락됨으로써 (배드뱅크 설립 무산으로) 대부분의 부실자산을 껴안고 갈 수 밖에 없는 금융기관들의 자산건전성이 향후에도 자력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요컨대, 美 정부의 구제안 발표는 구체성이나 실효성면에서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미쳤고, 부실자산을 실질적으로 제거해 줄 수 있는 핵심방안이 누락됨으로써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실망스런 구제안을 발표하게된 이면에는 부실자산 평가를 둘러싼 금융기관과의 견해 차이가 있고, 이는 앞으로도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금융기관에 유리하게 해결된다 하더라도 (이번 구제안 발표전 진통에서 볼 수 있듯) 재원조달이 만만치 않다는 점은 향후 마련될 수 있는 구제안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게 하는 요인입니다.

S&P500지수는 장대음봉을 그리며 850선을 하회했습니다.

수급이 나빠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만 본래 방향성과 무관한 흐름을 이어왔었고, 이날 장대음봉 역시 추세와는 무관한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습니다.

아시아증시는 이날 생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구제안 발표를 앞두고 전일 배드뱅크 무산 소식 등으로 파열음을 보였기 때문에 상당부분 예고된 악재였기도 했고, 신용위기 우려의 정도가 지난해 하반기 패닉 당시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부실자산 가치평가를 둘러싼 정부와 은행간 입장차는 금융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임을 의미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구조적 문제'라 할 수 있는 정부와 은행간 견해차가 구제안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주는 역할도 해주고 있습니다. 이날 아시아 증시가 견조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고 하겠습니다.

경기선 저항을 받아 1200선을 하회했기 때문에 추가 하락을 염려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오름세를 이어가며 장중 1400원대를 넘나들었지만 과거와 같은 변동성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시장참여자들이 이번의 실망스런 구제안 발표로 인해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외국인 투자가들은 환차손까지 보고 있지만 여전히 박스권 장세의 연장선 상에 있음을 상기 차트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120일선 저항이나 1200선 이탈은 현재 고민해야할 문제가 아니라 생각됩니다.

상승모멘텀이 부재하다는 점에서 향후 증시에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매크로 악재들의 영향력이 약화돼 있고 각국의 정책공조가 활발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증시는 당분간 기간조정을 거치며 에너지를 비축해 나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지수는 박스권으로 묶이지만 종목장세는 보다 선명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실적가시성이 높은 신재생에너지 관련주 중심의 발빠른 접근이 유효합니다.

장기투자가 가능한 분이라면 이번 조정은 그동안 반등폭에 대한 부담으로 사지 못했던 저평가 우량주들을 저가에 분할매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02-835-85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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