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안보 차원 핵심물자 수급체계 급하다

입력 2021-11-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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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요소수 대란과 관련해 긴급수급조정조치를 발동하고, 관세도 면제해 수입선을 다변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11일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부터 연말까지 관련업자에 직접 생산·공급·출고명령을 내리고 판매방식도 정했다. 또 중국으로부터 우리 기업들이 계약해 놓은 요소 1만8700톤(t)이 곧 들어올 예정으로, 2∼3개월 동안 요소수 수급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급한 불은 끄게 됐지만 수급이 언제 정상화될지는 알 수 없다. 중국 외의 다른 나라들로부터 수입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물량은 제한적이다. 그동안 수요의 거의 전량을 의존해온 중국이 당분간 수출통제를 풀 가능성이 낮고 보면 임시방편에 그친다.

이번 사태의 발단과 전개과정, 그리고 요소수 품귀로 산업과 물류현장에서 극심한 혼란이 빚어지는 와중에서 정부는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무능한 뒷북 대처로 일관했다. 지난 2019년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로 특정국가에 편중된 원·부자재 등의 수입구조가 어떤 문제를 가져오는지 충분히 겪고도 달라진 게 없다.

요소만 심각한 게 아니다. 우리 산업이 반드시 필요로 하는 소재나 부품 가운데 특정국가로부터의 수입비중이 과도하게 큰 품목이 많다. 한국무역협회 조사에서 올해 1만2586개 수입품목 중 한 나라 의존도가 80% 이상인 품목이 3941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수입비중이 80% 이상인 품목만 1850개다. 마그네슘 주괴(100%), 망간(99%), 산화 텅스텐(95%), 네오디뮴 영구자석(86%), 수산화 리튬(84%) 등의 중국 편중이 지나치다.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 대안이 없다.

문제는 이번 중국의 요소 수출규제 같은 사태가 앞으로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제는 그동안 국제분업의 자유무역 구조에서 국가별로 특정 소재나 부품, 장비 등의 독과점이 심화돼 왔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공급망 재편이 이뤄지면서 핵심물자 수출국이 이를 통상의 ‘무기’로 삼을 소지가 커지고 있다.

우리는 자원빈곤 국가로 거의 모든 원자재를 수입한다. 어느 나라보다 취약하다. 산업 필수 원료나 소재, 부품 등의 공급 불확실성이 한국 경제의 근간까지 흔들 리스크가 가중하는 양상이다. 이들의 공급망 문제는 결국 국가안보의 핵심 이슈가 되고 있다. 특정국가 의존이 지나친 물자의 수입선 다변화가 당장 시급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수급 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제2의 요소수 사태 발생을 막기 위해 원자재를 안보전략의 차원에서 관리하기 위한 체계부터 서둘러야 한다. 핵심물자의 국내 생산기반을 갖춰 갑작스런 공급차질의 타격에 대비하고, 대체재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노력을 강화하는 것도 필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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