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머크(MSD)의 코로나 치료제 특허개방

입력 2021-11-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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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코로나19 백신이 저소득 국가에도 보급될 수 있도록 관련 특허권을 일시적으로 중단하자는 호소는 거대 제약사의 이해관계에 막혀 실현되지 못했지만, 치료제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났다. 미국 에모리대학에서 개발하고 ‘미국 머크사’에서 생산하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복제약이 저·중소득 국가들에 허용된 것이다. ‘몰누피라비르’는 11월 4일 영국에서 당뇨나 비만 등 중증 질환 발병 위험 요인이 있는 코로나19 양성자에 대해 사용승인을 받았으며, 미국과 유럽연합의 긴급사용승인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용 먹는 약이다.

이 약에 대한 특허개방은 10월 27일 ‘미국 머크사’와 ‘의약품 특허풀’이 특허 실시권 협약을 맺음으로써 가능해진 것으로, ‘의약품 특허풀’은 중간소득 이하 국가를 위해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된 유엔 지원 공중보건기구이다. 이 협약을 통해 인도 등의 복제약 제조기업은 특허실시료에 대한 부담 없이 ‘몰누비라비르’와 효과가 동일한 약을 생산해서 싼값으로 지정된 국가에 공급할 수 있다. 물론 이미 선진국으로 대우받고 있는 한국은 그 대상이 아니므로, 한국 정부는 제값을 내고 ‘미국 머크사’의 한국법인인 한국MSD로부터 구매해야 한다.

제약회사 머크 단독으로 결정한 일은 아니다. 에모리대학의 약물혁신벤처기업인 드라이브(DRIVE)가 특허권을 획득했고 드라이브로부터 실시권을 설정받은 ‘리지백 바이오세라퓨틱스’에서 ‘미국 머크사’에 특허실시를 허용했다. 때문에 정확하게는 ‘미국 머크사’, 에모리대학 그리고 ‘리지백 바이오세라퓨틱스’ 3자가 특허개방에 동의해서 가능해진 일이다. 특허의 목적이 발명자의 권리만을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발전을 통한 인류번영에 이바지해야 함을 잊지 않은 사례이다.

‘미국 머크사’의 한국법인이 ‘한국MSD’인 이유는 상표와 관련이 있다. 독일 제약회사 머크의 미국법인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 몰수되었고, 그 후 ‘독일 머크사’와 별개의 회사가 되었다. ‘미국 머크사’는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머크라는 이름을 쓰고 나머지 국가에서는 MSD라는 상호를 사용하므로, 미국과 캐나다 이외 국가에서 머크는 독일회사이다. ‘독일 머크사’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EMD화학’이다.

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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