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풍경] 마스크 미남

입력 2021-08-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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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철 안산유아청소년과 원장

“원장님 미남이시네요.”

진료 중에 환자에게서 미남이란 말을 듣기는 개원 30년 이래 처음이지 싶다. 듣기 좋았으나 곧바로 마스크가 생각났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마스크 때문에 눈만 보이기에 모두들 미남미녀로 보이지 않던가.

진료실에서도 의사, 환자, 보호자, 간호사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이젠 당연한 풍경으로 여겨진다. 아이들이 진료를 받는 중에 무섭다고 울고불고하다가도, 입을 보려고 ‘아’ 하면 스스로 마스크를 내렸다가 다 보고 나면 곧바로 마스크를 올리는 모습이, 자연스럽기까지 한 게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언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까, 진짜 벗을 수 있기나 한 걸까?

내가 마스크를 쓴 건 오래전부터다. 운동을 위해 차를 두고 전철로 출퇴근을 한다. 걸으니까 운동뿐 아니라 여러모로 좋으나 출퇴근길이란 장소가 공기 좋은 숲길이 아니라 자동차가 오가는 도로 옆 인도를 걷는 거라서, 매연으로 인해 은퇴할 때쯤이 되면 폐암에 걸려 죽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들었다. 그래서 마스크를 쓰게 됐다. 당시 마스크는 추울 때 감기 예방을 위해 쓰는 정도로 인식되던 때다.

황사, 공기오염, 매연이란 말은 원래부터 있었고, 몇 년 전부터 미세먼지가 큰 이슈로 대두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산업현장에서 방진마스크에나 사용되던 KF80, KF94, KF99 개념이 일반 보건용에도 도입되고, 생활발명코리아전에서 반려견용 미세먼지 마스크가 수상작으로 선발되기까지 한다. 그리고 이제는 코로나로 마스크 쓰기가 의무화되기에 이르렀다.

마스크를 안 써도 될 날을 고대하지만 실제 그런 날이 와도 난 마스크를 벗을 생각이 없다. 치과의사처럼 진료실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진료를 할 생각이다. 마스크발이라도 좋다. 날 미남으로 만들어 주니까. 출퇴근 때도 마찬가지다. 코로나가 사라져도 미세먼지와 황사, 매연은 계속될 테니. 한데 우리의 어린 꼬맹이들을 생각하면 이렇게 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마음 아프다.

유인철 안산유아청소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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