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 차익 매도 공세 지속되는 이유는?

범인은 현ㆍ선물 스위칭..베이시스 강세 전환 시급

코스피지수가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새로운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이틀째 반등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수급과 관련, 프로그램 차익 매물은 꾸준히 출회되고 있어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실물경기 침체로 인한 경제지표 악화 및 어닝시즌을 맞은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 부담으로 인해 국내 증시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초까지 지속해 온 단기 반등 랠리를 마감, 최근 미 금융기관 부실 우려와 관련해 재차 반등에 애를 먹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이같은 펀더멘탈과 관련된 주가 변동성 확대 요인과 더불어 대내적인 수급 여건 역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프로그램 매물 압박과 관련된 증시 불확실성에 대한 변수이다.

올들어 일별 프로그램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차익거래의 경우 지난 6일과 16일, 단 두차례 순매수세 유입을 제외하고는 줄곧 순매도 우위로 프로그램 차익거래를 마감했다.

증권업계는 통상 지난주 옵션만기일을 기점으로 연말 배당 차익잔고가 대부분 청산됐다고 판단, 단기성향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이들 물량의 청산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프로그램 차익매도 물량은 시장에서 꾸준히 출회되며 증시 수급에 불안 요인으로 여전히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통상 차익매물이 거의 다 소진된 상태인데도 차익매도가 꾸준히 나오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매수차익잔고의 감소와 동시에 매도차익잔고가 증가할 경우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현상은 베이시스의 급락으로 기존의 차익매수 부분이 청산되는 것과 동시에 추가로 차익매도의 기회도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게 파생담당 애널리스트들의 설명이다.

통상 시장참가자들은 매도차익잔고보다 매수차익잔고에 관심을 갖는 경향이 높다. 우선 매도차익거래를 위해서는 베이시스가 심한 백워데이션(마이너스 괴리율)을 기록해야 하는데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심한 콘탱고(플러스 괴리율)는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매수차익거래 역시 자주 볼 수 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만 최근에 발생하는 차익매도는 이론적인 차익매도와는 약간 다른 특성을 보이는 현ㆍ선물 스위칭에 따른 결과"라고 진단했다.

현ㆍ선물 스위칭 전략은 이론적 차익매도는 공매도를 하고 선물을 매수하는 것이지만 현ㆍ선물 스위칭은 기존의 보유현물을 매도하고 이를 선물로 교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원은 "다시 말해, 현ㆍ선물 스위칭의 현물매도는 기존에 보유했던 포트폴리오에서 현물비중을 줄이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공매도가 각종 비용이나 규제 문제로 여의치않기 때문에 투신이나 연기금 등은 차익매도 기회가 발생했을 때 이러한 현ㆍ선물 스위칭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차익 매도로 인해 베이시스는 급격하게 악화됐고 지난 주말 거래일에 이어 외국인의 선물 매도 공세는 지속, 베이시스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매수차익잔고는 자연스럽게 청산으로 이어지며 지수를 끌어내리게 됐고 전날 외국인 순매수세 유입에 따른 상승 마감에도 불구하고 반등 탄력을 떨어뜨렸다는 설명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따라서 수급 여건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베이시스 강세 전환이 우선"이라며 "이를 위해 미국증시가 일차적으로 반등에 줘야 선물 매수로 인한 베이시스의 의미있는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다만 단기적으로 출회된 프로그램매도 규모가 유입 물량의 50%를 상회했기 때문에 프로그램 매도에 따른 변동성 증가는 향후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프로그램 차익거래의 매도우위의 흐름이 멈추려면 베이시스의 강세 전환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도 "대규모 차익매수의 트리거가 되는 베이시스 포인트는 1.0"이라며 "매도차익잔고의 본격적인 청산을 위해서는 적어도 베이시스가 1.0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