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자구노력 답보로 구조조정 ‘재촉’

입력 2008-12-23 15:38 수정 2008-12-2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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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려고 해도 사줄 곳도 없고 미분양은 쌓이고...

최근 코스피의 건설업종 지수가 상승하는 등 시장의 기대가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건설사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노력이 답보상태에 머물면서 건설업계 구조조정은 오히려 가속화될 조짐이다.

23일 건설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건설업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131.72까지 내려앉았던 건설업종 코스피 지수는 몇 차례 조정을 겪었지만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가 23일 2시 현재 170.36을 유지했다.

또 2006년 이후 거의 중단되다시피 한 건설사의 신규 회사채 발행도 시작됐다. KCC건설은 26일 민평금리 +0.50%p 수준으로 1년 만기 회사채 200억원어치를 발행할 예정이다.

건설업계가 지난달까지만 해도 연쇄 부도 공포에 시달렸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시장반응은 이례적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이 같은 반전이 정부의 4대강 정비계획,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주요 건설사의 대주단 협약 가입 등으로 불안감이 진정된 탓으로 보고 있다.

더군다나 정부가 건설사의 구조조정과 관련해 ‘회생’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신호가 시장에 돌면서 '안도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안도감 확산'이 오히려 건설업계의 자구노력을 더디게 해 역설적으로 구조조정 필요성은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굿모닝신한증권 윤영환 연구원은 "정부가 은행 팔목을 비틀어 금융경색을 풀도록 독려하면서 건설사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해졌다"면서 "건설사들이 자본 확충과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주요 건설사들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노력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대우건설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지만 이에 따른 구조조정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원가절감과 같은 상시적 방안 외에 지분이나 부지 매각 등은 검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분양이 7000 가구에 이르는 GS건설도 유동성 확보를 위한 특단의 노력은 하지 않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어떤 방법도 지금의 시장 상황에서는 효과가 나지 않을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 별도의 분양 촉진책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면서 “지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해외 사업의 선수금을 독려하는 등 수입 부분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SK건설과 현대산업개발도 상대적으로 미분양 해소가 큰 편이 아니고 유동성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구조조정과 같은 자구노력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대림건설은 SOC사업 지분 매각 등으로 유동성 확보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대림건설은 지난 9월 일산대교 지분 매각으로 326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데 이어 최근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 매각 작업을 추진 중이다. 회사 측은 서울 외곽순환고속도 지분 매각으로 약 552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역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 있는 남광토건은 미분양 해소를 위해 대출금 지원 등 촉진책을 가동 중이다. 남광토건 관계자는 “불요불급한 것에 대한 지출을 자제하는 한편 토목 현장에서 들어오는 자금으로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조윤호 연구원은 “건설사의 자구노력 중에서 중요한 것이 자산매각과 미분양 해소”라면서 “문제는 자산매각을 하려 해도 사줄 곳이 없고 미분양 해소도 쉽지 않다는 것으로 결국 내년에는 건설사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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