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시련의 한해' 넘어 지주사 전환 성공할까?

입력 2008-12-2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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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상장 지연, 검찰發 돌발 악재는 '진행중'

- 3세 경영 승계 체제 가속도 붙나

- 비상장사 핵심, 순환출자 해결 숙제

창업주인 이양구 회장의 맏사위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재계의 대표적 사위 경영자로 꼽힌다.

현 회장은 경기고를 거쳐 서울대 법학 학사와 석사를 받고 명문 스탠퍼드대에서 국제금융 석사를 취득하는 등 화려한 학력을 자랑하며 재계 총수들중에서도 금융전문가로 꼽힌다.

현 회장의 지휘아래 그간 양회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동양그룹이 금융그룹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또한 동양메이저와 동양시멘트와 관련 올해 3개 공장을 신설했고 4개 공장을 인수해 업계에서 가장 많은 47개의 레미콘 공장을 보유하는 등 몸을 불려왔다.

경북 영천에 연산 60만㎡ 규모의 골재사업소를 신설해 시멘트-골재-레미콘-건설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도 이뤄냈다.

건설경기가 활성화 될 때를 대비해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 증시침체 직격탄에 도덕성 논란까지

하지만 동양그룹과 현 회장에게 올해가 기억하기 싫은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그룹으로 성장을 위한 카드로 첫 생명보험사 상장기업 1호를 눈앞에 두었던 동양생명 상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증시급락으로 결국 내년 이후로 미뤄야 했다.

검찰발 악재도 터졌다. 지난 10월 현재현 회장이 한일합섬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배임과 배임증재 혐의로 검찰이 기소함에 따라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다.

동양은 인수 초기자금 1300여억원을 출연하고 대출 때 동양메이저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등 검찰이 주장하는 '자금차입에 의한 기업인수‘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발 빨라진 후계작업, 금융사 동원 총수일가 지배권 강화

현 회장은 창업주인 이양구 회장의 장녀인 이혜경 동양메이저 부회장과 사이에 1남 3녀를 두었다. 재계는 내년에 환

갑을 맞는 현 회장이 외아들인 현승담 씨로 후계구도 작업을 발 빨리 진행하고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2005년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승담 씨는 지난해 6월 그룹의 주력계열사이자 지주사체제 전환의 핵심인 동양메이저 차장으로 입사했다.

현승담 차장은 올 10월과 11월 두달 동안 장내에서 동양메이저 주식을 집중 매집했다. 올 9월까지 74만주 수준이었던 그의 동양메이저 보유 주식수는 이달 10일 현재 88만주를 넘어서며 지분율도 1.09%로 늘어났다. 그의 누나인 현정담 동양매직 실장의 동양메이저 보유지분(0.95%)와 격차도 벌렸다.

한편, 동양그룹은 재계에서 총수일가가 보유지분에 비해 의결권 행사 권한이 높고 금융계열사 들을 동원해 지배를 강화하고 있는 대표적인 그룹으로 꼽히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총수일가가 보유지분에 비해 얼마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의결권 승수에서 동양그룹은 조사대상인 41개 기업집단 중 SK그룹(17.05배)에 이어 15.18배로 두 번째로 높았다.

이러한 원인에는 금융 계열사를 통한 총수 일가 지배권 강화에 있다는 분석이다.

동양그룹은 현재 생명보험, 선물, 창업투자, 캐피탈, 투자신탁운용, 종합금융증권, 파이낸셜 등 7개의 금융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금융그룹으로 성장을 계획하는 동양그룹과 무관하지 않지만 동양종금증권을 제외하면 모두 비상장사다. 그룹의 현 지배구조에서 캐피탈, 파이낸셜, 동양종금, 생명 등은 순환출자 구조에서 동양메이저와 연결고리를 통해 총수 일가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지주사 전환 위해선 동양레저 사슬 끊어야

동양그룹은 동양메이저를 중심으로 한 지주사 체제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편법경영승계 도구로 눈총을 받을 수 있는 비상장사인 동양레저와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끊어나가느냐는 것이다. 그룹의 양대 축인 동양메이저와 동양종금증권의 최대주주는 동양레저다.

동양그룹은 현 회장을 정점으로 크게 ‘동양레저→동양메이저→동양매직·동양시스템즈’, '동양레저→동양메이저→동양캐피탈→동양레저'와 '동양레저→동양종금증권'으로 짜인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동양레저 지분은 동양캐피탈이 50%, 현재현 회장이 30%, 현 회장 외아들인 현승담 차장이 20%를 갖고 있다. 동양캐피탈이 동양메이저의 100% 자회사란 점에서 현 회장 부자의 개인 회사다.

따라서 현 차장은 현 회장 지분 30%만 넘겨받으면 동양메이저와 함께 동양종금증권 등 사실상 그룹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

그룹이 밝힌 대로 순환출자구도를 해소하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선 동양레저가 보유한 동양메이저 지분을 줄여나가야 한다.

하지만 동양레저는 올 10월과 11월 동양메이저 지분을 매집하며 직전 15%가 안된 지분율을 12월 10일 현재 19.35%까지 끌어올리며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룹이 동양메이저를 지주사로 전환해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지만 동양레저가 동양메이저의 최대주주인 한 지배구조와 경영권 승계에 대한 오해는 불식시키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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