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와 게임업계가 박봉과 밤샘 작업에 시달리는 것도 옛말이 됐다. 4차산업의 주역이 되면서 평균 연봉 1억을 웃도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개발자 수성 내지 영입을 위해 연봉을 인상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IT와 게임 업계에 1억 연봉 대열에 합류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2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네이버와 카카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 1억 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업들은 IT업계에서도 손꼽히는 선도 기업으로 분류되며, IT업종에서 평균 연봉 1억 원은 처음이다.
IT 업계 중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카카오다. 카카오는 지난해 1억800만 원의 평균연봉을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다. 연봉 상승률은 전년 8000만 원에서 35%를 나타냈다. 이어 엔씨소프트가 1억550만 원, 네이버 1억248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다만 IT 기업의 평균 연봉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내용이 바탕이기 때문에 일본 시장에 상장된 넥슨의 정확한 연봉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들의 연봉은 국내 대기업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대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이 1억2700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삼성전자의 2019년 연봉은 1억800만 원으로 카카오의 작년 연봉과 동일한 수준이다. SK텔레콤은 1억2100만 원, 현대차 1억1700만 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액연봉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금융권인 국민은행의 평균 연봉은 1억400만 원으로 IT 업계 최고 연봉보다 낮았다.
특히 올해 들어 IT와 게임업계가 연봉을 파격적으로 인상하고 있는 만큼 평균 연봉 1억 원에 합류하는 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 업계 연봉 인상 릴레이는 지난달 넥슨이 전 직원 연봉을 800만 원씩 일괄 인상하고, 신입 연봉을 개발직군 5000만 원, 비 개발직군 45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컴투스, 게임빌, 웹젠, 스마일게이트, 조이시티, 베스파, 네오위즈 등도 연봉 인상안을 발표하며 연봉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다만 게임업계 연봉 인상은 다른 기업들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게임업계의 연봉 인상러시에 카카오게임즈는 연봉 인상이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시장 상황에 수렴해야 함에도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올해 연봉 인상은 없다고 못박았다. 다만 내년에는 동종업계의 수준에 맞춰 연봉을 책정한다는 방침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연봉계약이 마무리된 곳이 많지만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추가 인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종사자들이 인정을 받는다는 생각에 분위기도 좋은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