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결산]삼성, 개편된 조직 안정화 급선무

입력 2008-12-1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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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악재 파고 넘을 대안 찾기 부심

올 초 삼성은 전자 분야에서 ‘차별화’전략을 구사,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주요 사업인 반도체 분야는 올해 시황을 낙관할 수 없어 512Mb(메가바이트) D램의 비중을 줄이고 1Gb(기가바이트) D램 비중을 높여 경쟁 기업과 차별화에 나섰다.

디지털TV와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에서도 각각 디자인과 대형 패널 제품군을 앞세워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또 휴대폰 분야에서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난 2억대 이상의 판매를 목표로 정하고 부품의 현지 공급 체계를 강화하며, 해외 연구개발(R&D) 비중도 높이기로 했다.

삼성도 여느 기업과 마찬가지로 신성장동력 육성에 박차를 가했다.

차세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전자부품·소재·화학, 기계·생산기술, 디지털, 에너지환경·건강 등 삼성의 미래를 이끌어갈 첨단기술 분야에 R&D 지원을 꾀했다.

또 ‘녹색경영’을 추진, 글로벌 환경규제의 파고를 뛰어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옥수수 전분을 이용한 휴대폰과 PVC를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제품을 내놓았다.

삼성에버랜드도 경북 김천에서 태양광발전소를 가동,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하지만 올 초 계획과는 달리 한층 치열해진 글로벌 경영 상황에서 삼성의 앞길은 순탄하지만은 않다. 삼성 관계자는 “증대되는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 탓에 아직 내년도 경영 계획 조차 확정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현금 흐름문제가 계속되면서 투자와 고용안을 잡지 못하는 게 삼성의 고민이다. 이 관계자는 “그룹에선 경기가 빠르게 호전될 경우, 내년 말까지 지속될 경우 등을 고려한 여러 플랜을 작성하고 있지만 결정을 못 내리는 상태”라고도 했다.

그룹의 핵심 분야인 전자부문의 순이익 감소도 우려된다.

매출은 지난해 보다 10조원 가량 늘어난 75조원 안팎이 예상되지만 순이익은 오히려 1조원 가량 준 6조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년도 반도체 시장 전망이 밝지 못한 점도 부담이다. 다만 반도체 업계의 치킨게임이 끝나가는 상황인 점은 다소 위안거리다.

삼성은 올 한 해 조직 면에서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이건희 회장 퇴진, 전략기획실 해체, 서초동 신 사옥 이전 등이 꼽힌다.

새해 벽두부터 삼성특검으로 조용한 날이 없었다.

이에 따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뗀 뒤 삼성전자를 총괄하던 윤종용 전 부회장도 퇴진했다.

새롭게 변신하는 삼성의 큰 변화는 체제의 변화다. ‘그룹 총수 → 전략기획실 →계열사’의 공식이 깨진 것이다. 1959년부터 이어져 온 그룹의 사령탑이 사라진 것이다.

삼성이 꺼내든 카드는 사장단협의회와 각 계열사 독립운영체제다. 사장단협의회 산하엔 투자조정위원회와 브랜드관리위원회를 뒀다.

투자조정위원회 위원장엔 신임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이 맡았다. 김순택 삼성SDI 사장, 김장완 삼성 중공업 사장,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 이상대 삼성물산 사장, 임형규 삼성전자 사장 등 7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새로운 사업투자 결정, 계열사 간 중복투자 조정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브랜드관리위원회는 제일기획 이순동 사장을 위원장으로 삼성 브랜드 동일성 유지와 브랜드 가치 제고 활용 등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불황은 새로운 체제로 거듭 나려는 삼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 또 이건희 전 회장처럼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 리더가 없다는 점도 삼성에게는 커다란 고민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32년의 '태평로 시대‘를 마감하고 강남 서초동에 신 사옥을 마련, ’뉴 삼성 시대‘를 열기로 한 삼성의 분위기는 즐겁지만은 않다.

이 전 회장의 퇴진으로 이재용 전무의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특정 소속 없이 해외 여러 지역을 다니며 지원업무를 할 이 전무가 내년도에 일정한 성과를 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일만 남았다.

이달엔 이 전 회장에 대한 3심 재판이 열린다. 삼성측은 재판 결과가 나오면 인사 개편과 내년도 사업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그동안 삼성은 ‘처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신 경영 선언,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자, 디자인 경영과 같은 새로운 경영전략과 신 기술로 시장의 변화에 대처해 왔다.

세계 초일류를 지향하는 삼성이 과연 글로벌 악재를 어떻게 헤치고 나아갈지 두고 볼 지 두고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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