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금리인하가 능사는 아니다

입력 2008-12-1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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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시장이 '네마녀의 날'을 무사히 통과하며 5거래일 연속 상승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쿼드러플 위칭데이를 맞은 11일 코스피지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파격적인 1.00% 금리인하(4.00%→3.00%) 호재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습니다.

앞서열린 뉴욕증시(10일)는 140억달러 규모의 빅3 자동차 구제안에 대한 美 백악관과 민주당 지도부의 합의 호재로 강세를 보이다 공화당 의원들의 반발기류와 11월 재정적자 확대 악재 등으로 약세전환되는 등 혼조 끝에 소폭 반등세로 마감했습니다.

약보합권에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한은의 예상치를 초과하는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 1160선까지 반등하기도 했으나 개인과 외국인의 차익매물에 밀려 장 막판 상승폭이 축소됐습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8.56p(0.75%) 오른 1154.43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이 1167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나흘만에 '팔자'로 돌아섰고 개인도 2682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닷새째 차익실현에 주력했습니다. 반면 기관은 증권(+3833억원)을 중심으로 3667억원 매수우위를 보였습니다.

한편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3018억원)를 중심으로 2267억원 순매수를 나타냈습니다.

아시아증시는 빅3 구제안에 대한 상원의 승인 여부 불확실성과 함께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닛케이지수는 장 후반 반등에 성공, 0.70% 오름세로 마감했고, 항셍지수(0.23%)가 상승한 반면, 중국 상해종합지수(-2.28%), 가권지수(-0.07%), 싱가포르지수(-1.51%) 등이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금리인하 수혜 건설•증권株 장중 반짝

한국은행의 깜짝 금리인하로 수혜가 기대되는 건설주들과 증권주 중심의 금융주들이 반짝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금리인하를 선반영해 최근 며칠 강세를 보인터라 차익매물에 상승폭이 줄어든 종목들이 많았으나, 금리인하 폭이 예상보다 커 강세기조는 대체로 유지하는 흐름이었습니다.

삼부토건과 진흥기업(이상 상한가)을 비롯해 한일건설(10.13%), 코오롱건설(6.90%), GS건설(6.72%), 두산건설(6.42%), 대림산업(6.27%) 등의 건설주들이 동반 강세를 나타냈고, 신영증권(4.33%), 삼성증권(3.62%) 등 증권주들도 대체로 오름세를 탔습니다.

대부분 업종이 보합권 부근에 머무는 등 업종별로 눈에 띄는 특징이 없었던 가운데, 삼성테크윈(7.50%)이 기관 매수를 동반해 모처럼 큰폭 오르며 의료정밀 업종지수(7.09%)를 끌어올렸습니다.

그 밖에 유통(2.25%), 비금속광물(2.14%), 건설(2.03%), 증권(1.71%) 등이 올랐고, 섬유의복 통신(-1.46%) 은행 철강금속(-0.54%) 보험 기계 업종이 소폭 하락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등락이 엇갈렸습니다.

삼성전자(0.31%)와 현대중공업(4.49%), KB금융(3.38%), LG전자(4.69%) 등이 오른 반면, 포스코(-0.25%)와 한국전력(-0.16%), SK텔레콤(-2.96%), KT&G(-1.65%), 현대차(-1.59%) 등은 소폭 내렸습니다.

닷새째 오른 코스닥시장에서는 SK브로드밴드(4.40%), 키움증권(1.25%), 평산(3.81%) 등이 지수를 견인했고, 최근 많이 오른 코미팜(-2.32%), 셀트리온(-2.03%), 성광벤드(-0.36%) 등은 쉬어가는 양상이었습니다.

신천개발, 삼호개발, 삼목정공, 홈센타(이상 상한가) 등의 대운하주들이 초강세를 보인 가운데, 전일 급등했던 AI테마주들은 대한뉴팜(상한가)과 오양수산(8.896%), 동원수산(9.14%)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약세로 돌아섰습니다.

한편 환율이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자유투어(상한가), 모두투어(11.87%), 하나투어(7.69%) 등의 여행주들이 영업환경 개선 기대로 초강세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파격적인 금리인하..금리인하가 능사는 아니다

환율의 급락세는 이날도 이어졌습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35.3원 낮은 1358.5원에 마감, 한달여만에 1350원대로 회귀했습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320원대까지 밀리기도 했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파격적으로 인하함으로써 원화 약세요인이 발생했지만 오히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금융시장안정을 위한 금융당국의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시장의 예상(0.5% 인하)을 깨고 기준금리를 4%에서 3%로 한번에 1%포인트나 내렸습니다.

여기에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지금은 한은이 일종의 비상사태 수단을 써야 하는 경계선에 와 있다”고 말해 향후 신용경색이 지속될 경우 추가로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며 경기부양에 한은이 너무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불식시켰습니다.

한국은행의 금리인하폭이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결정된데는 유가의 급락으로 인플레이션 요인이 줄어든 측면도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모든 재료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금리를 단번에 1%나 내리고 추가 인하를 준비해야할만큼 경제상황이 좋지않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또한 금리인하의 효과가 당국의 기대처럼 나타나줄지는 불확실합니다.

금리인하로 은행권에 잠겨있는 예금들이 고수익 투자처를 찾아 일부 빠져나가는 경우는 있겠지만, 대출금리가 내려갈지, 낮은 금리를 활용하려는 신규대출 수요가 발생할지는 의문입니다.

금융권의 대출금리는 근본적으로 채무자 또는 채무기업의 신용도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신용도가 낮은 기업은 기준금리가 인하돼도 수혜폭이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기업들의 실질적인 대출금리 하락은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기업들의 체질 개선이 확인되는 시점에 가시화될 것입니다.

또한 대공황 이후 최대의 신용위기를 맞은 금융기관들이 BIS비율 맞추기에 급급한 상황에서 신용대출을 늘릴 가능성은 희박하며, 자금줄이 막혀 있는 가운데 자금수요자들에게 대출금리의 높고 낮음이 관심사는 아닐 것입니다.

금리를 아무리 내려도 자금이동은 거의 없는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미국의 경우 제로금리를 향해갈만큼 절대금리 수준이 이미 충분히 낮아져 있기 때문에 향후 추가 금리인하 여력이 줄어들고 향후 금리인하보다 금리상승 여력이 크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되면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및 유동성 지원 노력은 소비 진작이나 투자활성화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금리인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유동성 공급을 늘리는 정책이 병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향후 수년간의 재정흑자를 기대할 수 있다면 한두해 재정적자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은이나 정부 모두 현상황에서 당연히 긴요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손을 놓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상호간 불신에서 비롯된 신용경색으로 돈이 안돌고 있을뿐이지 현재 시장에 돈(유동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신용경색 해소는 금융불안심리가 가셔야 가능하고, 이는 시간을 요하는 문제입니다.

때문에 이번 금리인하가 신용경색 해소에 당장 크게 공헌할 것이라는 큰 기대보다는 "정부가 신용경색을 저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심리적 효과 정도에 만족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과거 美증시를 돌이켜보면 경기확장기에 인플레를 막기 위해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기간동안 주가가 올랐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가와 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동행하는 이유는 주가가 '경기'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 하강과 함께 금융시장이 경색되고 이를 막기 위해 금리인하가 공격적으로 진행되는 국면에서 증시의 큰 추세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요컨대 한은의 파격적인 금리인하는 시기적절하며 급한 불을 끄겠다는 의지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금리인하가 경제에 가시적인 효과를 발휘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금융기관들과 기업들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도 전제돼야 할 것입니다.

이번 금리인하로 건설주와 금융주들의 영업환경은 다소 개선될 여지가 있겠으나, 추가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워 보이는만큼 추격매수는 자제할 필요가 있으며, 구조조정 진행상황과 경쟁력 등에 따른 업종내 종목차별화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겠습니다.

금리인하 수혜가 예상되는 트로이카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자 유동성장세 진입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너무 성급한 전망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전일 말씀드린대로 뉴욕증시의 경우 한번 더 오르게되면 만만치 않은 기술적 저항과 대면하게 됩니다.

상원의 승인을 앞두고 있기는 하지만 다소간의 진통이 있더라도 자동차 '빅3' 구제안은 승인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빅3 문제 해결과 함께 다음주 미국 FOMC의 금리인하 재료가 이미 선반영되는 등 나올만한 재료들이 거의 다 나온 상태라는 얘기가 됩니다.

단기간 급등한 종목들의 경우 일부 차익실현을 검토하고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단기 전략이 유리해 보입니다. 더 많이 더 오래 상승하기 위해서라도 어느정도의 숨고르기와 속도조절은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는 시기입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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