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현대ㆍ기아차 품질비용 3.3조 쓰고도 3분기 실적 선방

입력 2020-10-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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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2010년 IFRS 도입 이후 첫 분기 손실
손실 폭 3000억 원대에 묶어두며 우려 씻어내
품질비용 1조2600억 원 쓴 기아차는 흑자 성공
신차효과와 판매단가 인상으로 어닝 쇼크 막아

3분기 어닝 쇼크를 우려했던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3조3600억 원 수준의 품질비용을 3분기 충당금으로 반영한 탓에 양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다만 시장의 우려와 달리 현대차의 영업손실은 3000억 원대에 머물렀다. 1조 원 넘는 품질비용을 지출한 기아차는 심지어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사진/자료=현대차)
(사진/자료=현대차)

26일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연결 재무제표 기준 '분기 적자'를 냈다. 미국 시장 품질비용을 위해 2조1000억 원 수준의 충당금을 3분기 실적에 반영한 탓이다.

현대차는 지난 3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2.3% 증가한 매출 27조5758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실적은 손실로 전환돼 3138억 원의 적자를 봤다. 이 기간 판매도 전년 3분기 대비 9.6%나 줄어든 99만7842대에 그쳤다.

그러나 근본적인 경영체질 변화를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 전망에 힘이 실렸다.

전체 차 판매가 전년 대비 9.6%나 감소했으나 SUV와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신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매출은 오히려 2.3% 올랐다. 수익성 중심의 판매 전략과 판매성과 보수(인센티브) 하락도 매출 상승에 힘을 보탰다.

미국시장 세타2 엔진 품질보증 연장을 포함한 일회성 비용(2조1000억 원)을 제외하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충당금 반영이 없었다면 현대차 분기 영업이익은 1조8000억 원 수준에 달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손실을 냈음에도 증권가에서 현대차의 충격이 크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 투싼, GV70 등 주요 신차의 성공적인 출시와 지역별 판매 정상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자료=기아차)
(사진/자료=기아차)

현대차가 품질비용 지출 속에서 분기 영업손실을 냈지만, 기아차는 기어코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기아차는 3분기에 매출 16조3218억 원, 영업이익 195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K5와 쏘렌토 등 신차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나 급상승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조 원 넘는 품질비용을 지출하며 전년 대비 33.0% 줄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가 우려했던 대규모 영업손실은 끝내 막아내면서 선방했다. 현대차와 달리 오히려 기아차는 흑자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기아차의 3분기 해외판매가 전년 대비 1.3% 감소한 56만2678대에 그쳤던 반면, 국내 판매가 전년 대비 3.2% 증가한 13만6724대에 달하면서 전체 판매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기아차의 3분기 글로벌 판매는 69만9402대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지난해 판매 수준을 유지하면서 실적방어에 성공했으나 1대당 평균 단가가 오르면서 3분기 매출은 8% 넘게 개선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주요 국가들의 봉쇄 조치 완화에도 여전히 코로나19 영향이 이어져 전체 판매는 감소했으나,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하며 주요 지역에서 점유율 확대를 기록했다”라며 “대규모 품질비용이 발생했지만, 상품성을 인정받은 고수익 신차종 및 RV 판매 비중 확대와 고정비 축소를 위한 전사적 노력으로 영업이익 감소를 최소화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엔진 관련 충당금은 선제 고객 보호와 함께 미래에 발생 가능한 품질비용 상승분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반영했던 만큼, 해당 비용을 제외하면 3분기 영업이익은 구조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수준을 달성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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