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신규 부양책 도입 지연에 따라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65.81포인트(0.58%) 내린 2만8514.00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23.26포인트(0.66%) 하락한 3488.6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5.17포인트(0.80%) 떨어진 1만1768.73에 장을 마쳤다.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이 빠른 시일 내에 도출되기 힘들 것이라는 견해가 확산하면서 시장 심리가 후퇴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부양책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대선 전 합의가 도출되기 어렵다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일부 이슈에서는 진전을 이뤘으나 부양책 규모, 정책 내용 등과 관련해 이견이 남아 있다”며 “대선 전 타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펠로시 의장은 항공사 지원 단독 부양 법안의 타결 의향도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펠로시 의장 대변인도 “양측의 대화는 건설적이었다”면서도 “코로나19 검사 계획 등과 관련해 의견차가 여전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은 백악관이 애초 주장안보다 2000억 달러 증액해 제안한 1조8000억 달러의 부양책도 부족하다는 입장이며, 공화당 측은 범위를 좁힌 소규모 부양책을 상원에서 표결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및 입원 환자의 수가 다시 증가 추세에 있는데, 경제 지원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고 경기 회복이 더뎌질 것이라는 인식이 강화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선 이후 결국 부양책이 도입될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대권을 잡고 의회도 민주당이 장악한다면,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단행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세계 곳곳에서는 코로나19가 다시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5만2000명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일주일 평균 확진자 수 역시 다시 5만 명 수준으로 올라섰으며, 입원환자는 8월 말 이후 최대 수준까지 증가했다.
유럽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계절이 가을로 접어들고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각국은 속속 봉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는 파리 등 주요 도시에 야간 통행 금지 명령을 내렸으며, 체코는 6명 이상의 모임 금지와 함께 11월 3일까지 △학교 △술집 △클럽의 운영을 중지시켰다. 북아일렌드에서도 술집과 식당을 4주 동안, 학교를 2주 동안 폐쇄하기로 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여전한 불안 요소로 남아있다. 특히 일부 외신에서는 미국 정부가 중국의 앤트 그룹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시장의 예상보다 좋았다. 미국 노동부는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달보다 0.4%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0.2% 상승)를 웃돈 것이다.
한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1.27% 상승한 26.40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