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네바다주 헨더슨에 있는 중장비 제조업체 익스트림매뉴팩처링에 마련된 집회장에서 실내 유세를 벌였다. 정확한 참가자 수는 전해지지 않았지만, CNN은 수천 명 사람이 마스크를 제대로 끼지 않은 채 붙어 앉아 있었다고 지적했다.
네바다주는 현재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50명 이상의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 헨더슨시는 이미 익스트림매뉴팩처링에 주 규정을 위반한 집회라는 사실을 통보했다. 케이틀린 리처드 헨더슨시 대변인은 “해당 집회가 주지사의 코로나19 비상 지침을 위반할 것이라는 규정 준수 서신과 구두경고를 집회 주최자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대규모 실내 유세는 주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헨더슨시는 이 집회가 승인됐다는 통지를 받지 않았다”며 “시는 최대 500달러(약 6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20일 털사 집회 이후 실내 집회를 자제해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전문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실내 유세를 강행했고, 유세가 진행된 지 2주 후 해당 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며 바이러스 확산 매개 노릇을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집회가 자신과 지지자들을 연결해주는 통로라며 야외 유세는 포기하지 않았다. 미국 전역의 신규 확진자 수가 늘어가는 와중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간과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등 주요 경합주를 직접 찾아 대규모 집회를 벌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은 실내 집회가 무책임한 일이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19만 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코로나19가 재확산 되도록 할 위험이 있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마이크 그윈 바이든 캠프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개최하기로 한 모든 집회는 그가 여전히 코로나19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길 거부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실내 유세가 논란이 되자 팀 멀터프 트럼프 캠프 공보 담당은 “수만 명이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거나 폭동으로 소규모 사업체를 불태울 수 있다면 미국 대통령의 의견을 듣기 위해 평화롭게 모이는 것도 안 될 이유가 없다”며 최근 미국 전역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빗대어 실내 유세를 정당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