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동산대책, 이젠 뒤를 돌아볼 때다

입력 2020-08-11 14:02 수정 2020-08-1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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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부동산정책 설명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보유세를 추가 인상하고 부동산시장 감독기구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직후였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대책을 둘러싼 논란 대부분을 ‘오해’로 치부했다. 부동산대책에 대한 반발이 정책이 잘못됐기 때문이 아니라, 정책이 잘못 전달돼서라고 여기는 듯하다.

물론 정부 대책의 목적과 취지, 방향성에 대해선 공감하는 의견도 많다. 투기자본의 부동산시장 유입을 억제하고 집값을 내리겠다는데, 공급량을 늘리고 실수요자의 세 부담을 줄이겠다는데 반대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누구를 투기수요로, 누구를 실수요로 볼 것이냐다. 정부는 지역에 대한 규제(금융)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세제)를 병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수 실수요자가 투기수요로 간주돼 피해를 받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 거주자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한도가 제한돼 생활안정자금 등 주택 구매 목적이 아닌 대출도 받을 수 없다. 가구 내 세대분리, 상속 등 비자발적 사유로 다주택자가 된 사람들은 당장 내년부터 세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반면, 투기수요는 여전히 활개를 친다. 이른바 ‘영끌 대출’로 과거 가상화폐, 주식을 사들였던 20·30대는 무주택자 혜택을 등에 업고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정부 목적대로 부동산시장이 안정된다고 해도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다. 담보대출을 못 받아 신용대출을 무리하게 받았던 서민들은 원리금 상환 부담에 시달릴 것이고, 주택 거래 자체가 위축되면 다주택자들은 주택을 정리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다. 신용 여력이 부족한 20·30대는 원리금 상환 부담에 투자 손실이라는 이중고를 겪어야 한다.

이런 우려는 기존에도 충분히 제기됐다. 그런데도 정부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 큰 목적을 위해 소수의 희생쯤 괜찮다고 보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제는 쉬어갈 때도 됐다. 지나온 길에 놓친 건 없는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진 않았는지 돌아볼 때다. 급하다고 이마저 하지 않는다면, 피해는 수습할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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