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1190원대 초반을 기록하며 한달20일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 약세 분위기가 반영된 때문이다. 선박 수주 소식도 원·달러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탰다.
다만, 추가 하락에 대한 모멘텀이 부족했던데다, 위안화를 중심으로 달러화 약세폭을 줄이자 원·달러도 낙폭을 축소했다. 코스피가 5거래일만에 하락했고,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6거래일만에 매도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글로벌 달러 약세 분위기 속에서도 원·달러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고 평했다. 1180원대까지 떨어질만한 특별한 모멘텀이 없었다고 진단했다. 다음주 원·달러는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에 편승해 1180원대 초반까지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수출입과 미국 고용 등 주요 지표와 함께 미국 5차 부양책 합의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1188.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91.5원까지 올랐다. 장중 변동폭은 4.9원에 그쳤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89.6/1189.9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4.7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 약세가 굳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미국 경제성장률(GDP) 부진도 과거 같으면 달러 강세로 반응했을 법하나 오늘은 그렇지 못했다. 원·달러는 1188원선에서 계속 막혔다. 시장에 매도주체가 없고 네고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원·달러가 1180원대로 떨어지려면 주도하는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다”며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한번에 1조원 넘게 들어온 후 찔끔찔끔 매수하는 형국이다. 업체들도 6월부터 하단이 막히면서 소소히 결제물량을 내놓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 초반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 약세 추세에 동참하면서 1180원대 초반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달러가 많이 빠졌다가 장후반 낙폭을 많이 줄였다. 오전엔 글로벌 달러약세에 선박 수주 소식이 있었다. 반면 오후장들어서는 위안화를 중심으로 약달러가 되돌림하는 모습이었다.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순매도로 전환했고, 코스피가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약달러 기조가 좀 더 갈 수 있을 것 같아 원·달러는 1190원 밑을 테스트할 것 같다. 다만 기술적으로도 달러 약세 유로 강세 상황에 피로감을 느끼는 상황이다. 주중 조정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 5차 부양책 관련 임시법안에 대한 합의가 안나온다면 시장은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도 있다”며 “다음주는 중국 수출입지표와 미국 고용지표를 보면서 변동성을 보일 듯 싶다. 원·달러는 1180원에서 1200원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40엔(0.38%) 떨어진 104.34엔을, 유로·달러는 0.0047달러(0.40%) 오른 1.1894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79위안(0.11%) 하락한 6.9932위안을 기록 중이다. CNH는 장중 6.9823위안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7.64포인트(0.78%) 내린 2249.37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853억33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