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그룹, 워크아웃설로 분위기 ‘흉흉’

입력 2008-10-3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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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추가지원 난색... 워크아웃 돌입 전망 높아

-그룹, “1100억원만 있으면 정상가동 노력 가능” 토로

29일 오후 C&그룹이 입주해 있는 서울 장교동 장교빌딩 로비. 방송사 카메라와 신문사 촬영기자들이 건물 전경과 사무실 위치가 표시된 안내표시판을 찍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직원들은 C&그룹이 곧 워크아웃에 돌입할 것처럼 쏟아지는 보도에 당황해하며, 일손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장교빌딩에서 만난 C&그룹의 한 직원은 “그룹 자금상황이 어려운 것은 알았지만, 워크아웃 돌입이 거론될 만큼 심각한 수준일 줄은 몰랐다”며 “워크아웃에 돌입하게 되면 구조조정과 감원은 필연적으로 따라오기 때문에 직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유가증권시장본부는 C&그룹의 주요계열사인 ▲진도 에프엔 ▲C&우방랜드 ▲C&우방 ▲C&중공업 ▲C&상선 등 5개사에 채권단 공동관리신청(워크아웃)을 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이에 그룹측은 29일 오전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유동성 위기극복을 위해 워크아웃 신청을 검토한 바 있지만, 현재까지는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C&그룹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29일 증권시장에서 C&그룹 관련주는 대폭의 하락세를 기록했으며, C&그룹 사태는 금융주에도 영향을 끼치면 장 전체로 퍼져나갔다.

장교빌딩 13층에 위치한 C&그룹 홍보본부에서 만난 김철호 이사는 연신 걸려오는 언론사 문의 전화에 진땀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김 이사는 “작금의 사태는 우리 그룹이 조선업에 진출키로 하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당장 1100억원 가량의 자금만 투입되면 그 돈을 시설자금으로 투입해 사업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입된 자금으로 지난 8월부터 가동이 중단된 조선소가 재가동되면 선수금이 들어와 경영을 선순환 구조로 돌려놓을 수 있다”면서 “워크아웃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하기 전에 자금마련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C&그룹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은 한계가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동산․부동산을 포함한 대부분의 자산이 담보로 설정됐으며, 금융권으로부터의 추가자금투입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계가 C&그룹에 신용공여한 금액은 은행과 제2금융권,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 등을 포함해 1조3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욱이 금융권에서 추가자금투입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결국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까지 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C&그룹이 자산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현재 실물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그룹 관계자는 “신우조선해양의 경우에도 실질적으로 매각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며 “실물경기와 M&A 시장이 얼어붙어 쉽게 매수자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매각가격이 하락해 헐값에도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크아웃에 들어간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감원을 포함한 구조조정이 필수적으로 따르기 때문.

워크아웃을 경험했던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워크아웃에 돌입하면 감원과 감봉 등으로 인해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기 쉽다”며 “회사경영상 저리로 금융권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워크아웃을 졸업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고 경험을 털어놨다.

C&그룹 내부에서도 최악의 상황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는 “아직 이번 사태와 관련한 별도의 T/F를 구성하지는 않았지만, 자금조달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중견그룹의 워크아웃설이 돌면서 시장이 크게 동요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룹경영이 정상화돼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도록 주위의 많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룹 경영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임성주 부회장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8만톤급 선박을 만드는 중소형 제조사가 살아남아야 일본처럼 50년 가까이 세계 조선시장에서 1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벼랑 끝에 선 C&그룹에 구원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금융계 한 관계자는 “일부 은행에서는 C&그룹이 워크아웃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대책마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상황이 최악의 일로로 향해 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은행도 어려움을 겪어 정부로부터 지급보증을 받으면서 기업의 어려움은 왜 몰라주는지 답답하다”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주겠다는 현 정부의 공약이 지켜질 수 있도록 C&그룹 사태에 정부와 금융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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