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무게 추 잃은 부동산 대책

입력 2020-07-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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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떠도는 아파트 투자 성공법이 있다. 일단 아파트를 사면 악착같이 버티라는 '깡'전략이다. 그 내용은 '우선 종잣돈을 모아 아파트를 산 뒤 올라도 안 팔고, 내려도 안 팔고. 회복해도 안 팔고. 더 올라도 안 팔고. 고민되지만 안 판다'다. 끝은 '그냥 안 판다'로 마무리된다. 언뜻 보면 우스갯소리지만 그 어떤 압박 정책이 목을 조여도 흔들리지 말라는 무거운 메시지가 담겨 있다.

실제 6·17 부동산 대책이 나온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7·10 대책이 나오자 시장에선 역시 버티기 모드에 들어갈 묘수와 꼼수 마련이 한창이다.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ㆍ취득세 등 주택시장 출입구를 봉쇄하는 3종 세트와 더불어 우회로까지 차단하는 증여 취득세 상향 카드까지 꺼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장을 교란시키는 투기세력은 퇴출되는 게 맞다. 유동성과 꼼수를 밑밥 삼아 시장의 물을 흐리고 실수요자들의 주거 안정성을 가로막는다면 정부가 이에 대한 방지턱을 만드는 건 박수칠 일이다. 그러나 정부 대책은 지금 주택시장의 모든 내 집 마련 움직임을 투기세력으로 일반화하는 오류에 빠진 것 같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1주택 보유자의 종부세 인상, 직장과 학업 등으로 부득이하게 두 채를 가진 2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율 일괄 적용 등이 그 예다.

22번을 쏟아내고도 현실감 떨어지는 대책도 여전하다. 7·10 대책에선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소득기준을 완화하는 대책을 끼워놨지만 대기업 다니는 흙수저나 맞벌이는 여전히 누릴 수 없다는 불만이 여기저기 쇄도한다.

현 정부 들어 부동산 대책은 평균 2개월에 한 번 꼴로 나왔다. 반복적인 대책에 시장의 피로도는 이미 너무 높다. 그 마저도 여기저기 구멍이 많아 대책의 신뢰도마저 나락으로 떨어지는 분위기다. 정책이 먹히지 않는 건 정부 입장에선 치명적이다.

실수요자를 투기수요로 만들며 시장과 싸우려는 정책, 현실감 없는 대책의 연속은 이미 깡과 꼼수, 금 간 신뢰도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필패(必敗)로 이어질, 고민과 무게감 없는 23번째 대책은 나오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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