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종신 집권 의욕…“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 배제 안 해”

입력 2020-06-2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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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국민투표 앞두고 처음으로 의향 비쳐…최대 36년간 권좌 군림 가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대통령 집무실에서 최근 북극권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대통령 집무실에서 최근 북극권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67) 러시아 대통령이 종신 집권 의욕을 내보였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러시아 국영TV 로시야1(Rossiya1)과의 인터뷰에서 “헌법 개정안이 국민투표로 승인되면 차기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오는 2024년 치러질 대선에서 5선에 도전할 의향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헌법 개정이 없다면 내 경험으로 볼 때 2년 안에 정부 내 여러 수준에서 정상적이고 규칙적인 업무를 하는 대신 잠재적 후계자를 찾는 데 눈을 돌릴 것”이라며 “지금은 후계자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은 2024년 이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국민이 바라는 바와 같다”고만 언급하는 등 최대한 말을 아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푸틴의 5선 출마에 대한 의견은 찬반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푸틴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좀 더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 국민의 이해를 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개헌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러시아 정부는 당초 지난 4월 22일 국민투표를 실시하려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를 7월 1일로 연기했다. 또 투표 과정에서 코로나19가 퍼지는 것을 막고자 이달 25일부터의 사전 투표를 허용했다.

새 헌법은 대통령과 의회, 사법부와 지방정부 간 권력 분점을 골자로 하지만 사실상 푸틴의 5선 출마를 위한 길을 열어주려는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개헌 법안은 대통령 임기를 현행 ‘연속 2기’에서 ‘2기’로 더욱 제한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대통령 임기는 아예 백지화했다.

이에 현재 통산 네 번째 임기를 보내는 푸틴은 개헌안이 과반 찬성으로 통과되면 단순 계산으로 6년 임기 대통령직을 두 차례 역임할 수 있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무려 36년간 권좌에 군림할 수 있게 된다.

푸틴은 2000~2008년 4년 임기 대통령직을 연임하고 나서 3연임을 금지한 현행 헌법에 따라 물러나고 자신의 최측근이었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총리를 대통령으로 앉혔다. 이후 대통령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2012년 대선에서 당선, 대통령에 복귀한 뒤 2018년 재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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