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한 토막] 맞추다와 맞히다

입력 2020-05-1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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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라 편집부 교열팀 차장

“친구들과 여행 일정을 맞춘 뒤, 출발 시간을 6시로 맞춰 놓고, 남는 시간에 퍼즐 맞추기 게임을 했다” “아이의 팔에 주사를 맞추고 나서,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과녁 맞추기, 퀴즈 정답 맞추기 게임을 했다” 등 일상 대화 속에서 우리는 여러 의미로 ‘맞추다’라는 단어를 쓴다. 그런데 앞에서 사용된 ‘맞추다’가 모두 맞는 표현일까.

맞추다는 ‘둘 이상의 일정한 대상들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여 살피다’는 뜻이 있다. 또 ‘시간 등을 정해진 기준과 일치하게 하다’ ‘서로 떨어져 있는 부분을 제자리에 맞게 대어 붙이다’ 등의 의미도 있다. 따라서 첫 번째 예시문에 있는 ‘일정을 맞춘 뒤’ ‘6시로 맞춰 놓고’ ‘퍼즐 맞추기’라는 표현은 모두 맞다.

이러한 맞추다는 한때 ‘마추다’와 양립하여 쓰였다. 어릴 적 양복점이나 양장점 앞을 지날 때 ‘마춤 와이셔츠’ ‘마춤 양장’이라고 쓰인 문구를 본 적이 있다. ‘마춤’의 기본형인 ‘마추다’는 ‘일정한 치수나 규격대로 만들도록 미리 맡기다, 약속하다’라는 뜻이었다. 이와 함께 쓰인 ‘맞추다’는 ‘어긋남이 없이 꼭 맞도록 하다, 갖다 대어 붙이다, 정도를 알맞게 하다’라는 의미였다. 그런데 두 단어를 구분하여 쓸 필요가 없어지자 1988년 개정된 한글맞춤법에서 ‘마추다’는 버리고, ‘맞추다’로만 통일하여 쓰도록 했다.

한편 ‘맞히다’는 ‘맞다’의 사동사(使動詞)이다. ‘맞히다’는 ‘침, 주사 따위로 치료를 받게 하다’는 뜻이 있다. 또 ‘물체를 쏘거나 던져서 어떤 물체에 닿게 하다’ ‘문제에 대한 답을 틀리지 않게 하다’ 등의 의미도 있다. 두 번째 예시문에 나온 ‘맞추다’의 활용형은 내용상 ‘맞히다’의 뜻이므로 모두 틀린 표현이다. ‘주사를 맞히고 나서’ ‘과녁 맞히기’ ‘정답 맞히기’라고 해야 맞다.

이렇듯 맞추다와 맞히다는 의미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구분해 써야 한다. 헷갈린다면 두 단어의 쓰임을 기억하면 된다. ‘맞추다’는 둘 이상을 비교하여 살피거나 일정 기준에 맞게 갖다 대어 붙이다는 뜻으로, ‘맞히다’는 틀리지 않게 하거나 적중하다는 의미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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